13일 오후 9시20분께 파리 시내 술집과 축구장서 동시 발생
시내 테러범들은 술집, 식당, 피자집 등 돌고난 뒤 공연장 도착한듯
오후 10시 공연장에서 인질극 시작해 0시30분께 난사

▲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로 부상한 뒤 후송되는 관객(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연쇄 테러로 프랑스 파리는 3시간 동안 공포의 도시로 변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테러는 13일 오후 9시20분께 파리 시내의 한 술집과 외곽 축구장 인근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이번 사건이 두 그룹이 나뉜 테러범들이 파리 시내와 외곽에서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를 대상으로 벌인 테러로 추정된다. 

테러범들의 공격은 14일 0시 30분께 바타클랑 극장에서 최대 희생자를 내며 끝났지만 전 세계는 최소 120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프랑스 역사상은 물론 유럽대륙에서도 전대미문의 테러 중 하나로 기억될 이번 사건을 시간·장소 순으로 재구성했다. 

◇ 파리 시내 10구 술집-캄보디아 식당 '신호탄'(13일 오후 9시 20분) 

연쇄 테러의 출발점은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멀지 않은 파리 시내 10구의 한 술집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테러범은 13일 오후 9시 20분께 차에서 내려 알리베르 가의 '카리용' 바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반자동 화기로 난사한 테러범은 길을 건너 술집 맞은 편에 있는 캄보디아 식당(프티 캉보주)에도 총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처음에는 불꽃놀이는 하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며 "술집과 식당은 모든 사람이 엎드려 있었다"고 말했다. 

두 곳에서의 테러로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 파리 11구 샤론가 술집·일본식당·피자집(오후 9시50분) 

▲ 테러가 발생한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 대피하는 관객(EPA=연합뉴스)

알리베르 가의 총격 이후 테러범들의 다음 표적은 파리 11구 샤론 가에 있는 술집 '벨 에퀴프' 바였다. 

이 술집은 첫번째 총격이 발생한 10구의 캄보디아 식당에서 남쪽에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테러범 2명은 오후 9시50분께 술집의 카페 테라스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한 목격자는 "총질은 3분간 이어졌다"며 "총격이 끝나 후 테러범들은 타고온 차로 돌아가 샤론역 방향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샤론 가의 일본식당, 퐁텐 오 루아 가의 피자집 등에서도 비슷한 시간에 공격이 발생해 사상자가 나왔다. 

◇ 바타클랑 극장 난사, 최소 100명 사망(오후 10시∼자정께) 

최악의 테러는 파리 시내 11구의 볼테르 가에 있는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에서 벌어졌다. 

검은 옷을 입은 테러범들은 오후 10시께 록 공연이 열리고 있던 바타클랑 극장으로 침입했다. 

당시 극장에서는 미국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EODM)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극장의 1천500석 좌석은 열광하는 관중으로 꽉 차 있었다.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은 극장으로 침입해 허공에 대고 총을 쏘아댔다. 

AFP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테러범이 "너희 대통령 올랑드의 잘못이다. 프랑스는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테러범 중 한 명은 아랍어로 "신(알라)은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쳤다. 

이후 테러범들의 인질극은 시작됐다. 

인질들을 향해 총격이 시작된 것은 테러범이 침입하고 2시간 30분이 지난 14일 오전 0시 30분이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번 인질극 결과 관중 등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경찰이 극장 안으로 진입했을 때 용의자 3명은 입고 있던 폭탄 벨트를 터뜨려 자살했으며, 나머지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바타클랑 극장은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받은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이다. 

바타클랑 극장 인근에서도 자실 폭탄으로 추정되는 테러도 발생했다. 

◇ 외곽 축구장 근처 음식점서 폭탄 테러(오후 9시 19분) 

파리 시내 10구의 캄보디아 음식점 등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한 즈음 파리 동북쪽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에서는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당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19분이 흐른 시점인 오후 9시 19분께 거대한 두 번의 폭발음이 경기장 밖에서 들렸다. BBC방송은 경기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난 오후 9시 30분께 두 번의 첫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2번의 폭발 가운데 경기장 주변의 맥도날드 매장 근처에서 발생한 것은 자살 폭탄 테러로 알려졌다. 

경기를 관전하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급히 안전지대로 몸을 피했다. 

폭발 소리에 관중이 동요하기도 했지만 축구는 이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일부 출입구가 봉쇄되자 일부 관중은 경기장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파리 외곽 축구장 인근에서 자살 폭탄 공격을 포함한 여러 건의 폭발로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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