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 김영사. 9900원.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 내의 실천적 지성인으로 대표적인 에드워드 사이드의 미국의 야만성과 서구사회의 허구성에 대한 냉혹한 비판.

 에드워드 사이드는 동양은 서양보다 열등하다는 유럽중심적 편견과 제국주의적 음모를 밝힌 기념비적 저술 「오리엔탈리즘」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는 9·11 테러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진단하고 아랍문제에 대한 지식인들의 편견과 독선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사회에 반 아랍과 친 이스라엘의 편견을 조장해온 시오니즘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강력히 비난하는 그는 이번 사건을 무지의 충돌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품집」 공지영 외. 청어. 8000원.
 한국소설가협회가 주관한 제27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품 10편이 담겨있다.

 수상작인 공지영의 ‘부활 무렵’과 추천 우수작인 한창훈의 ‘먼 곳에서 온 사람’, 하성란의 ‘저 푸른 초원 위에’, 김별아의 ‘첫사랑’, 공선옥의 ‘정처없는 이 발길’, 백민석의 ‘믿거나말거나박물지 둘’, 은미희의 ‘새벽이 온다’, 채대일의 ‘1999년, 카사블랑카’, 김경해의 ‘내 무덤 속으로’ 등이 수록됐다.

 ‘부활 무렵’은 선량하고 가난한 파출부 자매를 마치 ‘阿Q’처럼 이용하려는 주인여자와 목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거짓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작품이다. 현재 한국 소설의 현주소를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 카페」 크리스토퍼 필립스. 김영사. 1만900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 책은 비즈니스맨으로부터 학생·점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들로부터 철학적 질문을 함께 묻고 답하는 일종의 철학 모임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녹아있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대화로 구성돼 있어 철학적 사고에 대한 평이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오랫동안 철학을 대학의 상아탑이라는 철옹성에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노력이 집약돼 있다. 저자는 소크라테스 카페를 통해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카페 참가자들로부터 자신이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진지한 대화의 가치를 복원하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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