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문철 전 제주도교욱청 교육정책국장·논설위원

지난 10~11일자 본지에 의하면 국토교통부는 마침내 제주국제공항을 그대로 유지하며 제2공항을 건설함으로써 날로 팽창하는 항공수요에 대응한다는 이른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 방안의 요지를 간추려 보면 제2공항의 대상부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관내 온평·신산리를 비롯해 난산·고성·수산리 등 5개 마을로 총면적은 약 150만평에 달하는 495만㎡이고, 사업비 총액은 약 4조1000억원이며, 수용인원은 현 공항이 연간 약 2000만 명인데 비해 제2공항은 약 2500만 명으로 2018년에 착공해서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바로 착공을 해도 꼬박 10년이 걸리는 그야말로 대단위의 방대한 국가수준 프로젝트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제주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그에 따르는 실현과제 등을 도출해 내기 위한 '제주 미래비전 수립'용역이 그 개략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도 당국은 지난 1월 국토연구원 중심의 컨소시엄과 소요예산이 무려 16억원에 이르는 용역을 체결했는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민선 제6기 원희룡 도정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서 제주발전 전략에 있어 최상위 지침적인 성격을 지니고 향후 각종 정책추진과 관련 법령의 운용에도 직접 반영되거나 최소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슬로건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를 내걸고 있다. 또한 미래비전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가 되는 '핵심가치'를 청정과 공존으로 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중심가치'로 자연·치유·휴양·건강·평화·문화·사람·세계화를 설정했다.

'실행목표'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청정도시 및 모두가 행복한 공존도시이며, 이하 '6대 핵심이슈'로 생태·자연 청정도시, 편리·안전·안심 도시, 성장보존 관리도시, 상생 창조도시, 도민 체감 관광도시, 문화·복지·공동체 도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제주 미래비전'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으나 알려진 것을 대충 훑어보면 비교적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구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구도상의 이미지나 개념체계 구축에 지나치게 치중한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유사개념의 중복으로 복잡한 느낌을 준다.

사실 돌이켜보면 지난 25년간 중구난방에 백가쟁명으로 논란이 거듭돼오던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 문제가 이로써 대단원의 매듭을 체결하게 된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 방대한 계획이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기까지는 당장 올해말부터 착수해야 할 예비 타당성 조사, 주민설득과 합리적 보상, 소요재원 확충, 최대한의 공사기간 단축 등 수없이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책사업이라 하지만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결집된 도민의 역량이 필수불가결의 선결요소라 하겠다.

무엇보다 도지사를 비롯한 관계 당국자들의 대 중앙 절충 역량을 강화함으로서 행정·재정 확보에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 당국과 의회의 하모니와 컨센서스가 주요관건이다.

바로 이것이 도민여론의 향방을 선도하는 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들끼리는 툭하면 아웅다웅하면서 도민 역량의 결집을 호소하는 것은 시쳇말로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그러려면 우선 2016년도 예산심의과정에서부터 그 분위기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볼썽사나운 구태의 재연을 우리는 엄히 경계한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에도 총화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다양한 목소리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원론적 논리에만 착념치 말고, 도민의 염원을 한 가닥의 굵디굵은 동아줄로 엮어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기를 바람이 간절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