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국 충남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이달 들어 말 그대로 제주의 지반을 흔들었던 일본 규수 지진 여파를 포함해 제2공항 건설계획, 예래단지 사업자 소송제기 등 지역의 앞날에 파급효과가 클 뉴스가 이어졌다.

방문객 급증으로 기존 공항이 포화상태에 근접했고 향후 내방객 수송능력에 결정적인 기반시설 제2공항의 중요도를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예래단지 사업자의 소송제기는 관련 사안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해당 사업의 법적 근거가 흔들린 이후 제주특별자치도와 중앙정부 등 민관 당사자들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무너지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향후 지역에서 대규모 외자유치 사업이 실질적으로 가능할지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일이다.

두 경우 모두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는 것이 다수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서두르는 것 이상으로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제2공항은 향후 기존 공항보다 역할이 더 커질 개연성이 크다.

기존 공항은 제주지역에서도 가장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어 더 이상 확장을 하거나 사용시간을 늘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방문객이 계속 늘어나면 기존 공항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승객과 물동량은 새로운 공항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특히 향후 방문객 증가세가 현재의 예측보다 더 빨라지면 제2공항의 역전은 더 일찍 현실화될 것이다.

앞으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충분한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소음 피해로 인해 항공기 이착륙 가능 시간이 제약받는 것을 막기 위해 공항과 인접 주택단지가 충분히 격리되도록 하고 인근 지역의 주택건축을 막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의 입지나 활용에 민원이 큰 제약 요인이 되는 추세는 앞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충분히 부지를 확보하고 인접 지역 토지 이용제한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신축되는 터미널도 디자인에 공을 들여 건축해서 멋있는 공항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예래단지 소송문제이다. 시작한 지 오랬고 더디게 진행돼서 사람들이 그동안 '돌다리'를 잘 두드려보면서 추진되고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었기에 실망스러운 일이다.

물론 지금 단계에서 분쟁이 원만히 마무리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하지만 조기에 원만히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본지의 관련 기사들이 지적했듯이 최악의 경우 지역 개발의 원동력이 되라고 만들어진 JDC와 제주특별도가 법적 분쟁의 원고와 피고가 돼 다투고 지역주민들이 엄청난 규모의 배상 부담을 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일을 개발 사업 추진 절차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신축 건물 3층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미 끝낸 1층 벽에 하자가 발견되는 것과 유사하다.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 수단을 포함해서 각 단계가 확실히 마무리 지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절차를 확실히 해서 이번과 같이 많이 진전된 사업이 일부의 문제 제기에 의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규수의 지진 여파로 제주지역의 건물이 흔들렸다고 한다.

필자는 25년전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강진을 겪으며 그 피해를 직접 목격했다. 지역에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높은 건물들도 지진에 대비하는 내진설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입증됐다.

차제에 건물주들도 내진설비 비용이 큰 것을 감안해 고층으로 계획된 층수를 좀 낮추는 것도 고려하면 좋을 텐데 아마도 이런 변경은 모두가 환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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