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서 거래되는 성, 즉 ‘청소년 성 매매’는 십대를 상대로 성행위를 즐기는 기성세대들과 쉽게 돈을 번다는 이점으로 이들을 상대해주는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그 문제점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반면 성을 경험한 학생들조차 성에 대한 기초지식은 커녕 콘돔사용법과 경구피임약에 대한 상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도내에선 청소년 성 매매가 ‘풍문으로 들었소’로만 넘어갈 수 있도록 철저히 먼 얘긴가.

#성 매매, 강건너 불보듯?

 서귀포YWCA 3층 강당에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수능시험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 관객들이 같은 학교 고교3학년이 출연하는 ‘모의재판-나, 너, 우리, 사고 파는 성으로부터 함께 지키기(연출 오창순)’를 보기 위해서였다.

 수능이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집안 일을 돕느라 학생관객은 많지 않았다.

 11명의 출연자들은 피고인, 원고인, 재판장 등 주요인물로 분장을 하고 익혔던 대사를 관객들을 향해 외쳐대고 있었다.

 서귀포YWCA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청소년 성 매매 예방프로그램 중 하나로 청소년 성문화와 성 매매 실태를 고발하고 십대들의 성에 대한 상식과 성을 바로 알게 하기 위해 열렸다.

 출연자들은 제주여민회에서 성에 대한 예비교육을 받은 뒤 행사를 시작했던 터라 무거운 주제를 나름대로 무난히 소화하면서 ‘재판’을 이끌어갔다.

 서로 잘못을 모르는 피고인 십대·원고인 남자간의 설전, 원고인 친구가 ‘남자가 돼 바람 한 두 번 피워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냐’라는 식의 파렴치한 증언, 증인들의 성 매매의 심각성에 대해 별 인식 없는 증언들. 대본 자체가 성 매매의 실태를 그대로 그려 넣고 있었다.

 검사:“피고인은 돈을 벌 목적으로 성인 남자들에게 접근, 무려 5차례나 성 매매를 자행했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은 유흥비와 자신을 꾸미는 데 흥청망청 사용했습니다. 과연 이런 청소년을 무조건 감싸기만 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요?”

 성 매매를 하는 청소년의 문제는 그들이 피임·임신·낙태에 대한 지식이 없고 성병 등의 위험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날라리:“성교육? 그거 뭐 따로 배울 것 있나요? 눈치껏 하면 되죠. 그리고 원조교재가 그렇게 나빠요? 사랑하는 사람들은 성관계를 하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잖아요? 성 매매는 성을 놓고 하는 돈 거래이기 때문에 일종의 아르바이트죠, 뭐”

 청소년 성 매매에 대한 얘기가 서귀포 학생들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누구는 아저씨 만난다더라”, “방과 후에 옷 갈아입고 화장 진하게 해서 아르바이트 뛴다더라”하는 등등의 얘기들.

#우리, 이제 성을 제대로 얘기하자

 연극 ‘모의재판’은 청소년 성 매매의 실태와 어른, 청소년 사이에 벌어지는 성 거래의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고 학생관객들을 배심원으로 두면서 성의 현주소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으로 결말을 이끌었다. 결국 무단 가출해 성 매매한 원고인 청소년도 소년보호시설로 보내지는 것으로 재판은 끝을 맺었다.

 서귀포YWCA의 이신선 사무총장(34)은 “육지에서 위험수위에 오른 청소년 성 매매가 도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에 대한 예방교육과 청소년들의 성 상식이 왜 필요한지를 일깨워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문상업고등학교 변기태 교사(45·3학년부장)는 “학생들의 성교육은 물론 청소년 성 매매에 대한 예방 교육적인 면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고 생각돼 연극공연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했던 한 학생은 “저런 일이 실제로 있다. 성 매매는 사라져야한다. 우리 십대들도 쉽게 돈을 벌 목적으로 저런 행위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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