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람이 서울 인사동 한복판에 불고 있다. 제4회 재경한라 미술인 협회전이 28일부터 12월4일까지 갤러리 예나르에서 열리고 있다.

‘바람의 기억 2001전’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제주를 떠나 서울 및 경기·인천 등지에서 활동하는 제주 미술인 30명이 회화 판화 조각 등 작품 총 31점을 선보인다.

지난 1월 제주도 문예회관 전시실에서 개최됐던 ‘제3회 협회전-바람의 흔적 2001’전이 규모가 큰 대작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 서울 전시는 소품들 위주다. 98년 재경한라미술인협회의 창립전(‘바람의 흔적’)부터 이번 제4회 전시까지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제는 ‘바람’이다.

재경한라미술인협회 고경훈 회장(46)은 “근본적으로는 제주의 경험을 공유한 우리들이 각자 다른 곳에서 살아오면서 어떻게 달리 표현되고, 또 공통되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바람은 제주의 상징이지만, 바람을 통해서 폭넓게 다른 세상 속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강법선씨의 ‘난석도’, 고경훈씨의 ‘그냥 그렇게 살아?’, ‘강승희씨의 ‘새벽-북한강 안개’, 김영철씨의 ‘사이’, 문봉선씨의 ‘저녁,’신원섭씨의 ‘즐거운 山’등 전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속에 담긴 것은 고요한 정물 속에서조차 흔들거리는 바람의 추억이다.

미술평론가 김영호씨(중앙대 교수)는 “바람의 기억은 우리들 각자에게 서로가 다른 재능의 씨앗을 잉태시켰다”면서 “바람의 속성이 관습과 타성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자극하는 것에 있는 것처럼, 이번 전시의 매력 역시 예술세계에 있어 완벽한 다름의 개성에 있다”고 평했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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