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최근 서울공대 교수들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한 책이 발간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선진국에 밀리고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성장과 경쟁력의 위기에 몰린 한국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그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새로운 개념을 창조, 새로운 생산 프로세스를 설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등 문제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로 진단하고, 새롭게 접하는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해법으로 제시해보고, 실패하고, 또 다시 시도하는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의 축적을 처방으로 제시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말할 것도 없지만 열심히 해도 제자리를 지킬 수 없고,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은 엘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하고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의 환경이나 경쟁 상대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도태되고, 피나는 노력을 해도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현상을 '붉은 여왕 효과'라고 한다.

두 마리의 개구리가 놀다가 우유가 담긴 양동이에 빠진 이솝 우화가 있다. 한 마리의 개구리는 양동이에 빠진 뒤 절망해 삶을 포기했고, 다른 한 마리의 개구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계속해서 생각하며 다리를 움직여 헤엄친 덕분에 우유에서 변한 버터 덩어리를 딛고 양동이를 빠져나왔다.

이율곡은 「격몽요결」에서 인생을 망치는 8개의 바쁜 습관에 대해 말했는데 그중 하나가 하루를 허비하는 습관이다. 안중근은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혓바닥에 가시가 돋는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아인슈타인은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라고 했다. 시빌 페트리지는 "오늘을 살자. 오늘의 가치있는 결정과 선택이 내일도 보람 있게 함을 믿으며 살자"라고 하였다.

모두 날마다 새로워지는 '일신우일신'을 강조하고,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을 말하며, 매 순간 완전연소하는 삶을 살 것을 충고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아껴 쓸수록 수명이 길어질 것 같지만 잔량 없이 소진한 후 완전히 충전하고 사용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축적된 에너지를 그날 완전히 소진시키고 휴식을 통해 100% 충전된 몸과 마음으로 다음날을 죽어라고 뛴다면 우리는 더욱 건강해 지고 역량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TV를 볼 시간이 없지만 주말 저녁에 복면가왕을 즐겨 보는 편이다. 지난 22일 저녁에 캣츠걸, 코스모스, 귀뚜라미가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다. 이를 보고 가수 판정단의 L가수가 "녹화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고 노래하러 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의 말이 나에게는 이들이 펼친 명승부에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노래하겠다는 말로 들렸다.

남보다 앞서기보다 제자리에라도 있고 싶다면 지금 죽어라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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