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석 치과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일부 어린이들이 치과 치료를 안 받으려고 울며 보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충치를 치료해야 하는데 협박도 해보고 달래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이에 치과 치료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진정법에 대해 살펴보자.

부모들은 진정법을 수면치료라고 생각해 무작정 재워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정법은 말 그대로 극도의 흥분상태를 진정시켜 주는 것이다.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반드시 재워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전신마취는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깊은 진정과 달리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호흡도 자력으로 할 수 없어 기도유지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치료 도중 환자의 상태를 보다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므로 경험이 많고 제대로 훈련받은 사람이 적절한 장치 및 약물을 이용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화와 설득이 가능한 아이라면 굳이 진정법이나 전신마취를 시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설득이 어려운 경우 부정적인 경험과 기억이 향후 치료 거부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진정법을 시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치과 치료를 순조롭게 하고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래 환자의 불안을 조절하는 것이 성공적인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과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응급실 및 외래 수술센터 등에서 소아 환자에서의 진정법이나 전신마취에 의한 치료에 대한 필요가 현저하게 늘고 있다.

진정법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보호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치과의 진료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게 해 줄 수 있고,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치과를 두려워 하지않고 방문할 수 있게 해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고 쉽게 관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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