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큰일이 날뻔 했다.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서귀포 섶섬이 원인 모를 산불로 잿더미가 될 뻔했다.밤새 불에 탓지만 섬전체로 불이 번지지 않아 자연식물원 소실이라는 치명적인 재난은 모면했다.불행중 다행이다.하지만 그렇게 그냥지나치기에는 어딘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허둥대기만 한 소방당국의 산불대응이 그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섶섬에 산불이 발생한 것은 일요일인 13일 오후 4시께.일몰 두시간 전이다.불이 나자 서귀포소방서와 시 공무원등이 어업지도선을 타고 섬으로 이동 진화에 나섰다.그러나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섬의 지형이 험준한데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대원들은 진화작업을 거의 포기한채 섬을 벗어 났다.불은 발생 16시간여만인 다음날 오전 8시가 넘어서야 꺼졌다.아침 7시께 경찰헬기가 출동하고나서 였다.밤을 지샌 소방당국으로서는 헬기 출현 불과 1시간만의 진화가 허탈한 순간이기도 했다.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소방헬기는 왜 아침에야 출동했는가.진작에 헬기가 출동했더라면 섬이 밤새도록 불에 타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불타는 섬 밖에서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아마도 이랬던 것 같다.소방당국은 산불신고를 받고 출동하면서도 헬기지원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미처 생각조차 못했다.현장에 도착하고 진화도중에 지원요청을 해봤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일몰 이후에는 헬기가 출동할수 없다고 했다.

 헬기 지원이 없었던 이유가 소방당국의 조그만 실수에 의한 것인지,아니면 또 다른 속사정이 있었는지 지금으로서는 모르는 일이다.그리고 일몰후에는 출동을 하지 않는 이유 또한 일반이 알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산불이 발생하고 진화작업에 들어 갔다는 시각은 일몰 두시간 전이다.당국이 서둘렀으면 초동에 곧바로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산불은 언제 어느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문제는 허술한 경방체제와 안일한 대응이었다.더더욱 산불이 발생한 섶섬이 도대체 어떤 섬인가.국내 유일의 파초일엽 자생지로서,섬전체가 자연식물로 뒤ㅌ힌 제주 천연기념물 1호인 문화재지역이 아니던가.

그런 곳에 산불이 났음에도 당국은 일반의 상식에 의해,일반의 산불처럼 대응했다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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