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15일까지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 상호 노력한다"는데 합의함에 따라 관광특구 연내지정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민간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결정적인 합의는 이끌어 내지 못했으나 15일이라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이 이처럼 구체적인 시점을 못박은 것은 관광특구가 조기에 지정되지 않을 경우 현대아산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사업이 잠정 중단될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몽헌(鄭夢憲) 현대그룹.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이번 회담에 직접 참석한 이유도 북측을 최대한 압박, 관광특구 지정을 조기에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광특구 지정 여부는 현재로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관광특구 지정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와야 자본이 유입되고, 자본이 유입되야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강산 관광사업 시행자인 현대아산은 현재 자본금 4천500억원을 모두 소진한채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으며, 긴급수혈을 받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 이끌어 나갈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현대아산 입장에서는 유일한 희망이자 사업 파트너인 한국관광공사의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북측으로부터 관광특구 지정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하루빨리 얻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도 불구, 관광특구가 연내에 지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북한은 당초 지난 6월 초 관광특구 지정 및 육로관광 실시 등 금강산 관광사업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관광특구 관련 법률이 8월중 공포.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약속했으나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특구 연내 지정은 사실상 힘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관광특구 지정 또는 육로관광 실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현대아산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특구 연내 지정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 올해안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일단 이달중순까지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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