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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지원 '현실에, 제도에' 발목<제민포커스> '힘겨운 겨울' 복지의 그늘
고영진 기자
입력 2015-12-20 (일) 17:36:41 | 승인 2015-12-20 (일) 17:44:07 | 최종수정 2015-12-20 (일) 20:37:33
최연희씨(45·가명)는 만성신부전에 이어 유방암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의 운동복을 매만지며 아들이 병든 엄마 때문에 꿈을 포기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도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2년새 32.4% 급증
대부분 정부 정책 의존…지역특성 반영 미흡


올해 7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되면서 사실상 복지대상자가 증가했다. 또 보편적 복지 확대로 영유아보육료나 기초연금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 확대'는 지속되고 있지만 제주지역 '복지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주지역 복지 실태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 급증하는 도내 취약계층

도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취약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내 기초생활수급자는 2013년 1만1354가구(2만1187명), 2014년 1만994가구(2만101명), 올 11월말 현재 1만5034가구(2만3323명) 등으로 2년 사이 32.4%(3680가구) 급증했다.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의 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2013년 5107명, 2014년 4937명, 올 10월말 현재 5443명 등으로 2년 사이 6.5%(336명) 늘었다.

지난해 기준 도내 노인인구가 8만2411명인 점을 감안하면 노인 100명 중 6명 이상은 저소득층인 셈이다.

또 장애인은 2013년 4814명, 2014년 4660명, 올 11월말 현재 5149명 등으로 2년새 6.9%(335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장애인 증가율 2.3%(779명)를 세 배 이상 뛰어넘는 기록이다.

아동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내 한부모가족지원법 대상은 2013년 2768세대(7368명), 2014년 2491세대(6697명), 올해 현재 2503세대(6461명) 등이고 국민기초수급 대상은 2013년 1030세대(2899명), 2014년 992세대(2666명), 올해 현재 1072세대(2737명)다.

또 시설에 입소한 아동은 315명, 가정 위탁 아동은 307명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은 외로움과 생산 활동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심리적 불안 등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갈길 먼 복지 지원책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도의 취약계층 지원사업은 대부분 정부 사업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어 도내 특수상황을 고려한 정책 수립이나 예산 집행이 어렵고 정부의 예산과 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제주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일부 사업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실제 제주도는 정부지원과 별도로 1급 장애인을 위한 추가수당을 월 2만원씩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장애인들이 교통비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아동들의 학습능력 증진을 위해 1년에 1번씩 지원하는 아동 참고서구입비를 초등학생은 3만원, 중학생은 5만원, 고등학생은 6만원으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보육시설 아동 학습비는 4개월에 7만원만 지원, 한 달 학습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학습의 연속성 등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 제도적 한계에 부딪힌 제주복지

제주도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 시행하려 해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11일 국무총리 산하의 사회보장위원회를 열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회보장사업의 유사 중복사업 정비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제주도 사업 중 유사중복으로 지목한 사업은 폐지대상 3개를 포함해 35개·176억원 규모다.

제주도는 정부가 폐지를 권고한 만 80세 이상 노인 장수수당지급사업에 대해 '장수의 섬'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폐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하지 않은 경우 지방재정법 시행령으로 교부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여서 앞으로 상당한 예산 압박이 예상된다.

사회보장기본법도 취약계층 지원책 마련에 발목을 잡고 있다.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는 사회보장과 관련된 신설.변경 시에는 보건복지부와 협의조정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랜 심의기간으로 인한 불편과 비슷한 사업의 축소 등의 불이익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제주도는 노인틀니보청기지원대상을 현행 70세에서 65세로 확대하고 예산도 늘려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협의조정 요청했지만 유사중복사업으로 불허 결정을 받았다.

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주에 맞는 복지기준선을 마련해 실질적인 지원 전달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을 발굴, 추진한다면 유사중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 민·관이 협력해야"

인터뷰 / 현정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읍·면·동복지위원협의체를 확대하고 복지위원의 역할을 강화해 소외계층 발굴과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현정화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은 "복지대상자 인구 증가, 보편적 복지 확대 등으로 당연히 복지예산이 증가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2015년도 지방자치단체의 순계기준 사회복지예산 비율은 평균 25.4%인데 반해 제주도는 19.5%로 전국 평균보다 5%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민·관이 협력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위원장은 "읍·면·동복지위원들이 상시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 예상 대상자를 모니터링하고 소외계층을 발굴, 복지서비스를 연계 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며 "가장 기초단위인 이웃, 동네, 마을에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도민의 복지가 도정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를 해나가겠다"며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취약계층 지원 등 도민의 복지욕구에 따른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발굴에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영진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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