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은 무엇보다 수출과 투자확대를 겨냥한‘세일즈 외교’라는 의미를 지닌다.

 김 대통령은 유럽 순방기간중 영국을 비롯,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한 북구권 국가, 그리고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동구권 국가와의 경제협력기반을 강화하고, 특히 정상 경제협력 외교활동에 주력하게 된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간 교역규모는 연간 약 400억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3번째의 교역상대이며, 특히 EU는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 가운데 29%를 차지하는 제1의 투자주체이다.

 특히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영국은 EU 국가 가운데 제2위의 교역대상국이자 제1위의 무역흑자 대상국, 제1위의 투자대상국일 정도로 비중이 큰 나라다.

 아울러 노르웨이와 헝가리는 각각 북구 및 동구외교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김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세계경제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의 활력 회복에 적지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북구 및 동구 국가들과 시장개척을 위해 본격적인 ‘세일즈 정상외교’를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큰 외화획득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는게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의 설명이다.

 이 수석은 “이번 정상외교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35억달러 △플랜트 수출 및 건설수주, 선박수출 50억달러 △IT(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경제협력 및 수출 15억달러 등 총100억달러 수준의 외화획득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우선 김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영국 경제인연합회 주최 간담회 등을 통해 투자유치, 선박과 플랜트 수출 및 제3국 공동진출 확대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방문시에는 분데빅 총리와의 회담 등을 통해 노르웨이를 북구권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IT 분야의 전략적 제휴와 수출, 조선 기자재 및 과학기술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지난 89년 동구권 국가로서는 우리와 최초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헝가리 방문을 통해 발칸 등 중·동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실하게 다져놓을 계획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120억 달러 규모의 발칸지역 재건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또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등을 통해 EU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2002년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월드컵 세일즈’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이같은 세일즈 외교 이외에 김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연설을 함으로써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EU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 대통령은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 연설을 함으로써 세계평화와 번영을 선도해 나가는 민주·인권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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