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고입연합고사 폐지 '기대반 우려반'

학력 저하·학사 파행·사교육 부담 등 부작용
2002년 실패 반면교사 성공정착 만전기해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내년 3월까지 '고등학교 입학 선발고사(연합고사)'에 따른 세부계획을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세부계획이 확정되더라도 2018년 12월부터 폐지되기 때문에 그동안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0년 넘게 시행된 연합고사를 폐지하려면 과제도 만만치 않고,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내년 3월 중학교 입학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피해와 혼선이 없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과정 부족 도민사회 우려

제주도교육청은 고교체제개편과 발맞춰 2019학년도 고입부터 연합고사를 폐지하는 대신 내신 100%로만 선발하겠다고 밝혔고, 우선 내년 1월초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한 후 3월 이전까지 세부계획을 확정·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연합고사가 오랜 기간 시행된 만큼 폐지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 2년여 동안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큰 혼란없이 새로운 전형을 시행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입선발이 정시에서 수시중심으로 바뀌었고, 전국 12개 시·도가 연합고사를 폐지한 만큼 벤치마킹할 사례도 많아 연합고사 폐지에 유리하게 교육환경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연합고사폐지를 공약으로 내놓았음에도 불구 최종결정까지 설문조사나 공청회 등 제대로 된 의견수렴 및 공론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고교체제개편 확정과정에서도 거론되지 않다가 막바지에 확정·발표하면서 도민사회에 파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도민사회가 갑작스럽게 바뀌는 고입제도로 인해 혼란과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0년 고입제도 개선과정 부작용 많아

2001년과 2002년 연합고사가 폐지됐지만 여러 문제로 다시 도입됐다. 당시 상황과 비교해 앞으로도 우려되는 문제와 과제 가운데 하나가 학력저하다. 

학생들은 선발고사를 치르지 않고 고등학교를 진학했다가 대입수능을 준비하면서 혼란을 겪었고 학습능력미숙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내신 100%로 고등학교 진학이 결정되면서 조기에 고교 합격이 결정되거나 반대로 탈락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소홀할 수 있어 중학교 3학년 수업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우려도 있다.

더구나 연합고사를 폐지해도 중학생들은 1학년때부터 3년내내 평준화고교 진학준비를 위해 학업스트레스를 받아야 하고, 오히려 내신을 높이기 위한 사교육 부담과 급우간 경쟁도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심과 읍면지역은 물론 도심지역내에서도 중학교간은 학력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학교별로 합격자비율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마찰과 갈등이 우려되고, 학교서열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인터뷰 / 강동우 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

"고입 연합고사 폐지는 고교체제개편에 맞춰 지금 시행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판단해 최근에 확정·발표했다. 부작용을 최소화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강동우 제주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은 "현재 연합고사 폐지 세부계획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다음달초 구성한 후 3월 이전까지 확정할 계획"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도민사회로부터 공감대를 얻는 세부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과장은 "연합고사 폐지가 그동안 잠잠하다 최근에 확정·발표되면서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연합고사 폐지는 예전부터 검토된 사항으로 그동안 장·단점과 개선방향 등에 있어 논의와 분석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대입수시가 70%를 넘기 때문에 중학생들이 내신전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입선발 적응에 도움이 된다"며 "연합고사를 시행하는 시도는 5곳에 불과하고 2018년 이후에는 4곳으로 줄어드는 등 교육환경이 빠르게 연합고사 폐지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현재 제주지역도 내신 50%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당부분 적응했고, 다른 시도에서도 모범 사례가 많다"며 "벤치마킹과 도민의견수렴 등을 통해 제주에 맞는 최상의 고입선발제도를 수립해 혼선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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