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종국과 개리는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중국 내 인기로 한류 스타가 돼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반면, 더원과 황치열 등 중국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가수들은 현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등 한류 스타들의 중국 예능 나들이는 잦지만, 현지에서 인지도가 없던 이들은 예능 출연을 계기로 중국에 진출한 것이다.

황치열은 지난 15일 방송된 후난(湖南)TV의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 4'(我是歌手4)에 유일한 외국 가수로 출연해 첫 경연에서 2위를 차지하며 대륙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 경연에서 부른 '그 사람'(원곡 이승철)은 중국 대표 음원사이트 '쿠고우'에서 8명의 출연진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또 첫 방송 이후 황치열의 중국 웨이보 팔로워는 35만 명을 돌파했다.

시즌4의 홍타오 총감독은 "황치열의 허스키하고 진정성 있는 보이스가 아주 매력적이다.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호평했다.

'황쯔리에'(黃致列)로 불리며 프로그램 '다크호스'로 떠오른 황치열은 중국 인기 버라이어티 토크쇼인 후난TV '천천향상'(天天向上)의 22일 방송에 단독 게스트로도 출연한다.

'천천향상'은 빌 게이츠, 데이비드 베컴, 기무라 다쿠야, 비 등 유명인이 출연하는 화제의 예능으로 황치열은 지난 19일 녹화에서 '한국의 가왕'으로 초청받아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고 한국의 김치 담그는 법을 소개하고 판매까지 하며 한식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 유명 인터넷 종합 쇼핑몰 '운구전구'의 광고 모델로도 선정돼 중국 진출 '청신호'가 켜졌다.

소속사 하우엔터테인먼트의 임승채 이사는 "황치열이 중국에서 인지도가 없었기에 한번 방송된 '나는 가수다'의 영향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이어 "중국 제작진은 한국 가수 섭외 단계에서 황치열이 출연한 '불후의 명곡'과 '나는 혼자다'를 본 뒤 가창력과 인간적인 모습에 캐스팅했다고 한다"며 "황치열은 앞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치열에 앞서 후난TV '나는 가수다'를 등에 업고 현지 활동에 나선 가수는 더원이다. 현재 그의 웨이보 팔로워는 70만 명이며 중국 팬카페 회원수는 17만 명이다.

더원은 지난 16일 웨이보에 황치열의 첫 경연 2위를 축하하며 "낯선 환경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잘했다. 앞으로 무대도 파이팅이다!"라고 응원했다.

더원은 지난해 2월부터 후난TV '나는 가수다 시즌 3'에 한국 대표로 출연해 두 달 반에 걸친 경합 끝에 최종 3위를 기록했다.

그는 첫 경연에서 1위를 했고, 네 번째 경연에서도 대만 가수 장후이메이(張惠妹)의 '팅하이'(廳海)를 중국어로 선보여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물꼬로 더원은 중국에서 음반을 내고 공연을 여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는 중국어로 신곡 두곡과 현지 인기곡 리메이크 등 싱글 네곡을 선보였으며, 현재 6곡을 준비 중으로 3월 즈음 정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유명 아이돌 가수들의 '보컬 선생'으로 유명할 정도로 가창력이 무기인 만큼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8천석 규모 단독 콘서트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중국 방송 나들이는 지난 1년간 약 20회에 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효'를 주제로 스타와 그 부모가 출연하는 CCTV 다큐멘터리 '엄마 사랑해'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2015-2016 장쑤위성TV 연말 콘서트'에 배우 지창욱과 함께 출연하는 등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또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인 장쑤(江蘇)위성TV의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의 시즌 1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곡을 부른 데 이어 시즌2 OST에도 참여한다.

더원의 매니저는 "'나는 가수다' 출연이 신의 한수가 됐다. 이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 때도 중국 팬들이 절반은 됐다"며 "올해 중국에서 5~7월 사이 소극장 공연이 10~15회 잡혀 있고 연말 2회 단독 콘서트도 결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가요계에서는 중국판 '나는 가수다' 제작진과 접촉하려는 기획사 관계자들이 다수다. 또 한국의 PD가 제작하는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싶어하는 연예인도 꽤 있다.

발라드 가수가 소속된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중국에서 방송된 한국 예능으로 스타가 된 이들이나, 한류 스타급 배우와 아이돌 가수는 현지에서 모셔가려 하지만 중국과 연이 없는 연예인들은 '맨땅에 헤딩'하는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전혀 인지도가 없던 더원과 황치열 씨가 예능을 통해 안정적인 진출을 하는 모습이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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