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 약해지며 영하 35도 찬 공기 유입

제주시 지역에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7년만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역대 최저기온을 보인 이유는 '북극 한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이어진 엘니뇨(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 상승) 기세가 약화되고 북극 주변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한기가 한반도 상층으로 내려왔다.

제트 기류라는 강한 바람대는 북극 주변을 빠르게 돌면서 북극의 한기를 막아두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녹아 북극 상층 온도가 따뜻해지고, 한기의 차가 적어지며 이로 인해 제트 기류의 세력이 약해지고 느슨해져 찬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됐다.

이럴 경우 북극 주변의 아주 찬 공기가 고위도에 머물지 못하고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온다. 

오호츠크해 북쪽 약 5㎞ 상공에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동서흐름을 막고 남북흐름을 강화시켜 영하 35도의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남하한 것이다.

이렇게 유입된 찬 기운이 한반도 부근 기압의 영향으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한파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의 산간 폭설은 해상에서 제주도쪽으로 날아오는 눈구름이 한라산 정상과 맞부딪히면서 강제 상승해 눈구름떼가 발달하면서다.

해안지역은 1500m 부근 상공의 차가운 공기와 비교적 따뜻한 해수면과 만나 기온 차이로 인해 눈구름떼가 형성되면서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기가 계속 유입되는데다 일본 동쪽에서부터 캄차카반도까지 저지 기압능이 형성돼 있어 한기가 오랫동안 정체된 상태로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위는 제트 기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한반도 주변의 기압능이 약화되는 26일 낮부터 다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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