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팝 지니어스' 미카 서울 단독 콘서트

미카가 만든 '팝의 천국'은 온통 반짝이는 빛과 빼어난 선율, 사랑의 에너지가 넘실거렸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의 단독 콘서트는 처음에는 그답지 않게 단출하게 시작했다.

미카는 어두운 장막 앞 자그마한 피아노 앞에 앉아 공연을 시작했다. 핀 조명을 받으며 '포슬린'(Porcelain)과 '마이 인터프리테이션'(My Interpretation)을 부른 그는 이내 엷은 미소를 띠며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만큼은 쇼를 저 혼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러면 여러분을 제가 독차지할 수 있으니까요."

다정한 말 한마디에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받은 미카는 발랄한 리듬의 대표곡 '토크 어바웃 유'(Talk About You)를 선보였다.

이어 대표곡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를 부르다 피아노 뒷부분을 열자, 각양각색 꽃가루가 분수처럼 솟아오르더니 밴드 연주자들이 서 있는 화려한 무대가 공개됐다.

'천국'(HEAVEN)이라는 글자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가운데 미카는 완벽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그랜드 피아노 위에 올라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꽃 미소'를 날리는가 하면 무대 바닥에 누워 발끝으로 천장을 가리키고 요염한 춤을 췄다. 그야말로 '팝스타'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주는 그에게 팬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전날 네이버 V앱 생방송에 출연해 "쉬는 날에는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북촌으로 놀러 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미카는 공연 중간 중간 한국어로 관객과 대화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의 '토크 어바웃 유'를 부를 때는 "노래 불러주시면, 제가 피아노 칠게요"라며 호응을 이끌더니, '언더워터'(Underwater)에 맞춰 팬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흔들자 또 한 번 수려한 한국어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여러분은 천 개의 별입니다. 하늘의 별, 제 손의 빛을 따라주세요. 다음에 할 때는 최대한 크게, 최대한 빠르게!"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서 미카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로 일상에 지친 5천500명 관객을 위로했다.

'통통한 여인, 넌 아름다워'를 연달아 말하는 '빅 걸'(Big Girl),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도 '쉬었다 가자'는 '릴랙스'(Relax), '당신의 사랑이 있다면 물속에서라도 숨을 쉴 수 있다'고 하는 '언더워터'(Underwater)를 부르며 미카는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특유의 창법을 마음껏 선보였다.

'스테어링 앳 더 선'(Staring At The Sun)을 부르면서는 무대 아래 스탠딩석 곳곳을 누벼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방송·광고 삽입곡으로 유명한 '해피엔딩'(Happy Ending), 러브 투데이(Love Today), '위 아 골든'(We Are Golden)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스타더스트'(Stardust)를 부르기 전 미카는 아쉬움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관객에게 또 한 번 한국어로 인사했다.

"너무 많은 정성과 사랑에 감사합니다. 한국은 제2의 고향 같아요."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