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각희 공무원연금공단 연금연구소장

오스트리아 출신으로서 하버드 대학 교수로 재직했던 요셉 슘페터는 기업가가 창조적 파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됨을 역설한 사람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주장의 요체는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은 꾸준히 변화하므로 기존의 사유의 틀을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천함으로써 경제 및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2015년 9월 초에 공무원연금공단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혁신도시로 이전한 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서울을 비롯한 지부에 근무하는 직원을 제외한 본부 산하 연금본부, 창조변화본부, 복지본부 등에서 직원 250여명이 현재 서귀포 혁신도시 공단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무원연금법에 의거 공무원의 연금지급 및 연금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업무 외에 공무원을 위한 후생 복지사업 및 기타 인사혁신처장이 위탁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공무원연금공단을 잘 모르거나 단순한 연금지급업무 수행을 하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명실상부한 연금서비스 기관으로 거듭 나기 위해 창조적 변화라는 기치 아래 조용히 탈바꿈을 하고 있다. 연금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무원의 생활 안정과 공무원의 진정한 복지를 위해 환골탈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성과 공무원 개인 책임을 동시에 강조해 재직 공무원으로 하여금 미리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지원해 주고 퇴직공무원으로 하여금 은퇴 후 노후 생활 준비를 보조해 줌으로써 과거 소극적 서비스 제공자에서 공무원의 생애 주기에 따른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적 변화를 위해 아젠다 2020을 설정해 대내·외 환경 변화를 반영한 '독보적 연금서비스', '복지다운 복지', '건실한 금융자산 운용' 및 '국민공감 경영' 등의 혁신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업무처리의 전문성, 정확성을 기함과 동시에 공무원의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진정성을 내재화하고 도전 및 창의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능률협회에서 시상하는 2015년 공공부문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귀포 시대의 공단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지난 해 마무리한 공무원연금 개혁성과를 대내·외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2015년 11월에 OECD 아태지역 연금전문가 회의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국제적 도시로서 서귀포를 알리는데 일조했다.

변화는 고통과 두려움을 수반한다. 더군다나 창조를 위한 변화는 더욱 고통스럽고 두렵다. 하지만 변화를 거절하는 자는 발전이 없게 되며 그 결과 낙오하게 된다. 변화 자체는 자기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수단이다. 보다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해 우리는 변화를 하는 것이다. 서귀포시대의 공단의 창조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러한 창조적 변화의 물결이 지역사회에도 잔잔한 물결처럼 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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