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정읍 농가 월동무 밭 갈아엎으며 대책마련 호소

"수확을 앞두고 있던 무가 냉해피해로 하나도 건질 수 없게 돼 무밭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어 한숨만 나옵니다"

19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월동무 밭.

부희성씨(49)는 최근 32년 만의 한파와 폭설로 인해 수확을 앞둔 월동무가 냉해피해를 입자 밭을 갈아엎었다.

수확을 앞둔 월동무가 갈라지고 썩기 시작해 상품 가치가 없어 원가 건지기는 고사하고 내다 팔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트랙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 자리에는 푸른 잎사귀를 보이며 수확을 기다리 던 무들이 흙과 범벅이 됐다.

밭 주변에서는 대정읍농민회 회원들은 트랙터에 사라지는 무를 그저 안타깝게 바라봤다.

부희성씨는 "수확을 앞둔 월동무가 냉해피해로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됐다"며 "구슬땀을 흘리며 수확만을 기다리던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는 심정을 알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으며 한 숨을 내 쉬었다.

이어 "일부 피해 보상도 나온다고 하지만 농업경영체 등록이 되지 않은 영세농은 보상도 받지 못한다"며 "실제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대정읍농민회(회장 문성권)는 이날 월동무 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들의 가슴은 이 밭에 있는 무처럼 갈라지고 썩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제주도가 내놓은 특별지원대책에는 월동무를 비롯한 여타 농작물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며 월동무 냉해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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