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세밀한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관객 역시 합창단원들의 목소리와 마음까지 모두 조화를 이룬 '진정한 하모니'에 열광한다. 합창단원들이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었는지 무대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립합창단의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조지웅 도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오는 3월5일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이를 두고 합창단 내부의 잡음이 심화되고 있다.

제주시가 지난달 28일 문화예술분과위원회를 열고 조 지휘자의 재위촉을 심의했다. 

당시 일부 합창단원들이 조 지휘자의 지도방식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위촉 심의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반대 입장을 가진 합창단원들이 "내부분열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도립합창단의 기획연주회가 열렸다. 서로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는 단원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에 누가 감동할 수 있을까. 합창단원들 간의 '불협화음'은 '조화로운 화음'을 기대하는 관객에 대한 기만이다.

합창단원들은 앞으로 '단원간의 화합'을 고민해야 한다.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한다고 합창단의 명예가 회복될까. 해묵은 감정을 풀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모습이야 말로 관객이 바라는 가장 아름다운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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