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자비정사·논설위원

한국경제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한강의 기적'이란 말을 듣던 때에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끼는 「한국의 붕괴」란 그의 저서에서 조만간 한국경제 성장이 역풍을 맞아 뒷걸음질 치게 될 것을 예측했다. 이제 와서 그의 말이 옳든 그르든 그의 비평을 깊게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가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 근거는 두가지 이유다.

첫째는 한국인들에게는 장인정신(匠人精神)이 결여점이다. 일본인들은 장인정신이 있어서 대를 물려받은 기술로 제품에 혼을 불어 넣는다. 그에 비해 한국인들은 제품을 만들 때 정성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부족하다.

둘째는 한국인들은 양반정신(兩班精神)이 몸에 베어있어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는 점이다. 양반정신이 왜 경제성장에 지장을 준다는 것일까? 그의 주장은 양반들은 노동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사회 노동을 싫어하는 백성들은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고 타고난 재능이 있을지라도 스스로 땀 흘려 값을 치르고 살겠다는 노동정신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경제와 사회 발전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그의 지적이 일리 있는 지적임은 두말 할 나위 없는 바이지만 그가 한국인들에 대해 잘 모르는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한국인들의 진취적인 기상과 개척정신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을 인류학적으로 그 차이를 말하자면 일본인은 남방계 농경민족의 후예이고 한국인은 북방계 기마민족의 후예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집단정신이 강하고 정부 시책에 순종을 잘하는 국민적 기질이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인들은 진취적 기상과 기동성이 높고 개척정신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단점인 장인정신의 결여와 노동정신의 부족을 고쳐 나가며 장점인 진취적인 기상과 개척정신을 높여 나간다면 선진한국, 통일한국 시대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높여 나아가는 길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국민과 국가를 이끌어 나아가는 지도력으로부터 나온다. 바람직한 지도력을 지닌 사회와 국가는 발전케 되고 그런 지도력이 없는 사회는 정체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 지도력이 마련될 때에 국민들의 진취적 기상이 높아지고 개척정신이 발휘된다. 그런 지도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골고루 갖춰져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 지도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이 정치 지도력이며 우리나라의 최대 약점이 정치 지도력의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민적 자질과 국가의 자원을 미래를 향해 하나로 결집시켜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한국정치를 객관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말한다면 마치 개싸움을 보는 듯하다. 먹을거리를 따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이 줄에 섰다가 저 골목으로 갔다가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개싸움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현 수준인데 누구를 나무라고 누구를 탓한 것인가.

이런 수준을 막아서려면 오직 한 가지 길밖에 없다. 입만 열면 거짓으로 일관하는 현 정권 같은 지도력 말고 새로운 지도력을 창출해 나아가는 길이다. 그런 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국민들이 똑똑해지면 된다. 국민들이 현명해져서 유능하고 참되고 비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을 길러주고 밀어주고 뽑아 줘야 한다. 이제 다가오는 통일한국시대에 겨레와 국민들을 이끌어 나아갈 바른 지도력을 기르는 일에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고 뜻을 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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