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리그 강등 팀에서 2부 리그 우승 이끌어
조용한 카리스마…올해 슈퍼리그 잔류 도전
"서귀포 전지훈련 메카 위해 시설 확충 필요"

"제주 전지훈련을 통해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겠습니다"

박태하 옌볜FC 감독(48)이 중국 축구 1부 리그인 슈퍼리그를 흔들고 있다.

박 감독이 감독 부임 첫 시즌에서 3부 리그 강등이 예정된 팀을 2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1부 리그(슈퍼리그)로 승격시키는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 '옌볜의 히딩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2014년 12월 10일 2부 리그 최하위로 3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옌볜FC의 지휘봉을 잡았다.

'옌볜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달리 '조용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끈다.

선수들의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질 좋은 휴식을 강조하며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팀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다른 팀 사정으로 2부 리그 출전 자격을 얻은 박 감독은 특유의 친화력과 소통으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며 결국 감독 부임 첫 리그에서 팀을 중국축구 2부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2000년 2부 리그로 강등된 이후 16년 만에 1부 리그인 슈퍼리그로 복귀하면서 옌볜 지역과 팀은 축제 분위기다.

슈퍼리그 개막을 기다리며 제주도 서귀포에서 지난 9일부터 28일까지 담금질을 하고 있는 박 감독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슈퍼리그에서 반드시 잔류에 성공, 슈퍼리그 진출이란 돌풍을 태풍으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23일 서귀포시에서 만난 박 감독은 "선수들이 끈기와 근성을 가지고 잘 따라 와줘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향상됐다"며 "특히 어려운 여건에도 선수단의 요구를 수용해준 구단과 사랑을 베풀어준 팬, 열심히 뛰어준 선수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5일 상해에서 열리는 슈퍼리그 첫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기후 조건이 비슷한 제주를 찾았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1부 리그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단 유치에 나서고 있는 서귀포시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서귀포시가 동계 전지훈련지 메카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며 "경기장 등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옌볜의 히딩크'로 불리지만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중국 슈퍼리그에 불고 있는 박태하 감독의 바람이 올해 더욱 기대된다. 김지석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