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7조원' 진입 후 4개월 만
예금은행 주택담보 급증, 서귀포 효과

지난해 제주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대비 31.3%나 규모를 키우는 등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하근철)의 '201년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주요 특징'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 가계대출 잔액은 8조 15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1조9439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바꿨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이 8.9%(제주 제외 도지역 11.0%)에 불과한데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비은행금융기관 증가율을 앞질렀다는 전년 16.4%보다도 14.9% 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8월 '5조원'(5조 203억원), 2014년 11월 '6조원'(6조 292억원), 지난해 8월 '7조원'(7조 2003억원) 등 앞자리 수를 바꾸는 속도도 계속해 빨라졌다. 6조원 돌파까지 15개월이 걸렸고 불과 9개월 만에 7조원을 넘어섰다. '8조원'돌파는 채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

가계빚 증가 이유로는 '주택담보대출'과 '서귀포'가 지목됐다. 지난해 제주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조8321억원으로 전년(1조1901억원) 대비 53.9%나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13.3% 증가(2014년 1조2363억원→2015년 1조4007억원, 13.3%)에 그치며 주도권을 예금은행에 내줬다.

소득수준이 비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보니 빚을 내 '내 집'을 구하는 경우가 늘었고, 덩달아 대출 한도까지 상향되면서 전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규 아파트 계속 분양에 따른 집단대출과 중도금 및 잔금대출도 가계 빚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서귀포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만 전년 대비 178.5% 증가하며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비중을 21.9%(2014년 12.1%)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만 영어교육도시와 혁신도시에 2457세대의 아파트 분양이 이뤄졌고 연립.다세대 주택 등 주택 매매와 임차가 이뤄진 점도 이들 해석을 뒷받침한다. 제주 외 거주자의 주택매입 비중 역시 2014년 33.0%에서 지난해 38.8%까지 늘어나는 등 주택 구입 수요와 정비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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