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제주의 민중가수 최상돈씨(35)를 두고 ‘음유시인’이라 부른다. 자신이 직접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 최상돈.

 지난 92년 대학을 졸업해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대신 노래빛 ‘사월’을 만들어 10년 동안 4·3과 환경·인권 노래를 만들고 이를 대중들에게 알려내는 작업을 해온 ‘노래 운동가’다. 그가 만든 노래들은 노래빛 사월 정기공연을 통해 불리기도 하지만 각종 집회현장에서 대중을 ‘선동’하는 장치로도 활용된다.

 그는 최근 ‘사월’ 대표직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10년 활동상을 정리하는 개인 발표 무대를 준비했다. 오는 11·12일 오후 7시 두 차례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최상돈의 X-over 난장음악회-난 노래가 좋다’.

 최씨는 작곡가이자, 작사자이자, 가수다. 이번 무대에는 자신이 노랫말을 쓴 곡보다 제주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위주로 올린다. 지난 89년 그가 처음 만든 노래 ‘동두천의 아이’(이명인 시)를 비롯해 이번에 첫선을 뵈는 ‘이재수야 이재수야’(문충성 시) ‘돔박새 운다’(문무병 시)까지 모두 14곡.

 발표곡 가운데는 ‘평화의 섬’(최상돈 시)‘한라산이여’(고창훈 시)‘세월’(이산하 시) ‘백조일손의 증언’(김수열 시)‘화선’(양애선 시) 등 4·3 노래가 주를 이룬다. 이재수란을 다룬 ‘이재수야 이재수야’, 지난 92년 제주개발 특별법을 반대하며 분신자살한 양용찬씨를 추모하는 ‘우리 처음처럼’과 ‘당신’, 개발문제를 다룬 ‘내 땅 딛고 굳게 서서’(청년문학회 공동창작) 등도 무대에 올려진다.

 이번 공연을 위해 최씨는 상당히 애를 썼다. 피아노·어쿠스틱기타·베이스기타 등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풍물굿패 신나락의 풍물장단을 반주로 활용한다. 극을 위한 배경음악으로 노래에 굿가락을 삽입해 청중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이름하여 크로스 오버(X-over) 난장음악회다. 

 지금까지 최씨는 얼추 수십 편의 곡을 만들었다. 이들 작품을 위해 그는 노래의 현장을 찾는다. 4·3 곡을 쓰기 위해 4·3현장을 답사하고 환경문제를 다루기 위해 개발현장과 환경오염 현장을 직접 살핀 후에 오선지를 마주한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서정적이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큰 울림’이 있다. “앞으로 더 제주적이고 제주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래 만들기에 주력하겠다”는 최씨의 이번 무대가 청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지 자못 궁금하다.

 이번 무대를 위해 좌경희·고경순(코러스)·좌지욱(어쿠스틱기타)·오동현(베이스기타)·강현정(피아노)·이일선(건반)·풍물굿패 신나락·정공철·박유미·윤미란·강덕환씨 등이 힘을 보탠다. 입장료=일반 1만원, 학생·단체 7000원. 공연문의=75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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