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박근혜 부총재와 김덕룡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이 잇따라 ‘당권·대권 분리론’을 제기, 당내 기류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분리론을 집중 제기하고 있는 최병렬 부총재는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정치개혁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부영 부총재는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는 한나라당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찬성입장을 밝혔고 박근혜 부총재도 “정치는 당에 맡기고 국가지도자는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덕룡 의원은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을 겸하면서 여당을 통해 국회를 장악하는 바람에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었다”며 분리론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회창 총재측은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려면 국무총리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면서 “일각에서 ‘제왕적 총재’운운하고 있으나 모든 사안은 당내 회의와 의총 등을 통해 결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총재측은 분리론 제기 배경에 ‘포스트 이회창’을 겨냥한 측면이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병렬 부총재는 “정치발전의 핵심 의제로 분리론을 제기한 것 뿐이다”고 말했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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