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사이에 총점기준 석차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방법이 떠돌고 있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지원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검증되지 않은 석차 계산법을 과신하고 지원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7일 현재 학원가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떠돌고 있는 총점 누적인원 계산 방법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내용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3일 수능채점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www.kice.re.kr)에 공개하며 저지른 실수에서 비롯됐다.

평가원이 아래아한글 파일로 올린 수능 채점결과상의 ‘원점수 기준 성적급간별 도수비율’ 그래프는 당초에는 수험생의 점수분포가 지난해와는 달리 비교적 정상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 그래프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시 열어보면 그래프를 그리는데 사용된 원본 데이터를 볼 수 있게 돼 있어 결과적으로 총점누적인원을 알 수 있게 돼 있었다.

원본 데이터에는 원점수 0∼400점 사이를 동일한 간격의 9개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별 인원과 전체 수험생 중 차지하는 비율 자료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실제로 인문계 최상위 구간(9구간)에는 967명, 자연계는 1789명, 예체능계는 2명이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평가원은 이번 성적 발표 때 수능 9등급제에 따른 변환표준점수기준 등급 하한점수와 누적인원은 공개했으나 원점수 기준 누적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보고 수험생들은 400점을 9등분한 44.4점 단위로 구간이 쪼개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최상위 구간인 9구간의 원점수는 400에서 44.4점을 뺀 355.6점 이상이며 이 인원이 인문계 967명, 자연계 1789명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인원은 355점 이상을 인문계 1754명, 자연계 3880명으로 추정한 중앙교육진흥연구소나, 인문계 3131명, 자연계 5514명으로 잡은 대성학원 등 입시학원들의 총점기준 누적분포표 추정치의 3분의 1 ∼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는 등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가원은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이런 움직임이 전해지자 지난 6일 밤 황급히 인터넷 상에서 보도자료를 삭제했다.

평가원은 또 “9구간을 44.4점 단위로 쪼개 그래프를 그린 것이 아니며 임의의 점수대를 찍어 점수에 해당하는 인원을 표시한 것이므로 355.6점 이상이 몇 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엄청난 착오가 될 수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양대 배영찬 교수는 지난 5일 개인적으로 개발한 석차산출공식을 공개해 수많은 수험생들이 이 공식에 맞춰 석차를 산출해 보는 소동을 빚었다.

이 역시 평가원에서는 오차가 많은 방법이어서 실제와 다른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가 해마다 대학들에게 전형자료로 활용할 있도록 전체 수험생 73만여명의 성적을 담아 전달해온 수능성적 CD도 올해는 총점석차를 낼 수 있는 원본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안유지에 각별히 신경써 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전달한 CD마다 특별한 보안장치를 하고 대학총장의 각서까지 받아 결코 외부유출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일 유출될 경우 큰 소동이 벌어질 수 있어 긴장하는 표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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