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칸전략경영 연구원 대표·경영학박사·논설위원

지난 주 조선일보의 '30대 기업의 핵심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30대 기업 대부분이 '생존이 먼저'라고 답했으며 올해 당면한 가장 큰 장애물은 '신규투자의 어려움'과 '경기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1993년도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안했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글로벌 기업인 GE는 물론 구글, P&G, 듀폰, 히타치 등도 끊임없는 사업재편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후에도 지금의 삼성, 현대차, LG 같은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이 남아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생존이 우선이라면서 신규투자도 안하고 신입직원 채용도 미루고 오직 생존을 위해서 긴축경영만 하는 것이 적정한 해답이 될까?

저성장기 시대에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자세로 인재육성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인재를 잘 선발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우수한 인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이 기업 인사담당자 350명을 대상으로 '저성장기 위기극복을 위한 인사관리 전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사담당자들은 '구성원의 조직몰입도 제고'(24.6%)와 '리더의 역량 강화'(24.1%)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성장기에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을 보면, '실전에 적용 가능한 경험이 풍부한 인재'(30.7%), '열정적으로 일에 도전하는 인재'(26.3%), '애사심과 충성심이 높은 인재'(18.4%)의 순으로 답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신기술 및 신사업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원했다면 최근 글로벌 저성장과 내수 침체 장기화를 겪으면서 '강한 도전정신과 주인의식'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대기업들이 저성장기를 돌파할 카드로 뛰어난 인재 확보와 인재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우수한 인재가 있을지라도 제대로 된 성과평가 실시는 필수적이라고 본다.

요즘 산업계에서 성과평가에 대하서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성과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먼저, 직원들에게 나타나는 문제점을 들 수가 있다. 

직원들은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으며 능력이 아니라 상사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되고, 능력이 있거나 없거나 차이가 없어 의욕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며, 궁극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능력이 하향 평준화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두 번째, 회사의 조직 측면에서 본다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을 할 필요가 없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인맥이 형성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을 챙기지 않음으로써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 경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누가 일을 잘하고 유능한 직원인지 판단이 곤란하고 무능한 사람의 자기보호에 속을 수가 있으며, 직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렵고, 직원들에 대한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어려운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기적인 역량을 증진시킴은 물론, 적정한 성과평가를 통해서 직원들의 강점을 강화하고 필요한 업무역량을 개발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함으로써 저성장기를 돌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