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전략적 제휴를 위한 1차 협상이 사실상 매듭됐다.

9일 채권단과 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5일 방한한 마이크론 협상팀은 주말께 하이닉스 국내공장에 대한 현지실사를 마쳤으며 11일께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마이크론측은 지난 6일 이천공장을 실사한데 이어 다음날엔 청주공장, 8일 구미공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했으며 미국 본사는 유진공장에 대해 별도의 실사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실사와 별도로 진행한 1차 협상에서 재무·법률·운영 등 분야별 현안에 대한 자료를 교환하고 실무차원에서 협상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미국 본사로 돌아가 1차 협상 내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작업을 거쳐 협상제안서를 마련, 이달 중순께 하이닉스측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양측은 크리스마스전 서울에서 2차협상을 다시 갖고 전략적 제휴의 기본방향을 도출한 뒤 구체적인 제휴조건 등은 내년초 최종 타결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합병과 지분맞교환 등의 제휴방안을 놓고 협의한 결과, 지분 맞교환 방식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이크론이 유진공장 등 일부 공장시설의 인수 방안과 감산제휴 등 생산량조절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협의를 나눠, 이번 제휴는 지분맞교환과 일부 국내외공장 매각을 포함하는 포괄적 제휴의 성격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분맞교환의 경우 하이닉스측은 경영권을 넘기지 않는 수준인 15% 안팎의 교환을 주장하고 있으나 마이크론측은 하이닉스에 대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를 제시, 의견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구조조정특위 관계자는 “지분맞교환 방식에 대해 의견이 접근됐으나 교환 규모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협의가 남아있다”며 “이번 협상은 양사 실무팀 외에 채권단의 재무담당자, 회계자문 관계자들이 다각도로 참여하기 때문에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 맞교환시 경영권 문제는 미묘한 사안”이라며 “마이크론측이 경영권을 갖는 방안은 국민정서상 용인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이후 대략 전체지분의 50% 내외에 달하는 채권 지분중 15% 전후의 규모를 맞교환 대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맞교환 지분규모는 전체 협상결과와 맞물려 있어 쉽게 계산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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