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불패' 주택시장 1. 가수요 변수에 흔들흔들

1.2월 전월세거래량 지난해 동기 대비 30.4% 급등
투기성 가수요 비중 계속 증가…2015년만 54.2% ↑

말 그대로 '제주 불패'다. '프리미엄'은 흔해졌다. 아파트 실거래가가 '8억원'천장을 뚫었고 3.3㎡ 당 1000만원을 넘는 다세대 주택도 나왔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꿈같은 여겨졌던 일들이다. 주택 시장 얘기다. 급변하는 상황만큼이나 '양극화'나 '온도차'라는 단어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관련 지표는 전국 상위 수준이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고통지수는 바닥을 향하고 있다. 제주 주택 시장은 이대로 괜찮을까. 전반적 상황과 전망을 통해 살펴본다.

# 매매<전월세 이상 현상
올 들어 국토교통부의 주택 동향이 의미심장하다. 이사집중기인 1.2월 제주지역 주택 매매거래량(2427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2744건)에 비해 11.6%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월세 거래량은 달랐다. 최근 2~3년간 전년 대비 5%대 성장을 했던 사정은 올해 확 바뀌었다. 1.2월만 1702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4%나 늘었다. 이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지만 부동산중개업계 내부에서는 '가수요'영향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점검'보고서를 보면 제주 주택보급률(주택수/가구수)은 지난 2012년 103.2로 100을 초과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시장 내부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주택매매수급동향지수는 2014년 8월 104.2로 균형(=100,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많음을 의미)이 깨진 이후 수요 초과 상태를 이어갔고 올 1월 153.4로 관련 집계 후 최고치를 찍었다. 사실상 '살' 집이 없는 상태인 셈이다.

# 도외 거주자 진입 가속
한은 제주본부는 주택 실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순유입 인구'와 '1인 가구' 증가를 꼽았다. 최근에는 각종 개발 사업에 따른 투자 목적의 가수요가 '변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 순유입인구 대비 가구수 비중을 토대로 산정한 실수요만 1만2850호에 이른다. 같은 기간 신규 주택 실수요가 3만 243호인 점을 감안할 때 주택 공급 물량(3만 8368호) 만으로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래도 '집'이 없는 이유는 투자 목적 가수요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이후 5년간 가수요로 분류된 물량만 1만 7045호나 된다. 지난해만 도내 주택시장에 신규로 1만229호가 공급(준공실적 기준)됐지만 신규 주택수요(1만6445호)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중 실수요는 60.8%인 1만5호로 나머지 6440호(39.2%)는 가수요로 분석됐다. 제주 도민의 1주택 초과 보유자 비중이 14.6%로 전국 평균(12.7%)을 넘어선 것도 있지만 도외 수요가 결정적이었다.

도외 거주자의 제주지역 주택 매입 증가율은 2011년 이후 매년 20%대 성장을 이어가다 지난해 54.2%로 큰 폭 증가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거래 1만3247건 중 도외 거주자에 의한 것이 3200건이나 됐다. 올 들어서도 2427건 거래 중 508건(20.9%)이 매매자가 제주 외 지역에 주소지를 둔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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