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철 "희망포" 미국 깼다  
 

“가자, 월드컵 16강으로!”

‘유비’유상철(30·가시와 레이솔)이 역사적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 축포를 쏘아올렸다.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경기로 미국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유상철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16강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특히 내년 월드컵에서 미국과 같은 D조에 속한 한국은 이날 사실상 ‘미리 보는 월드컵’으로 열린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상대 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온 국민의 염원인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2무1패로 절대 우위를 지키며 올해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후 가진 A매치에서 9승4무5패를 기록했다.

황선홍(33·가시와 레이솔)을 원톱에, 이천수(20·고려대)와 최태욱(20·안양 LG)을 좌우 날개로 포진시킨 한국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과 빠른 패스웍으로 미국팀을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8분 이을용(26·부천 SK)의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이 미국의 골문을 열어젖힌 시각은 전반 20분. 이천수의 두번째 코너킥이 골에어리어 지역을 향해 날아들자 달려들던 유상철이 절묘한 헤딩슛으로 미국의 왼쪽 골문을 갈랐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유상철은 수비에서도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적극적인 수비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은 그러나 후반 34분 문전 혼전 중 우물쭈물하다 앤트 라조프(시카고 파이어)에게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중거리슛을 허용했고, 1분 뒤에는 수비수가 1대1 싸움에서 뚫린 뒤 곧바로 커닝햄에게 결정적인 헤딩골 기회를 내줬으나 유상철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승리를 낚았다.

후반 20분 이후 이영표(24·안양 LG)와 김도훈(31·전북 현대), 김도근(29·전남 드래곤즈) 등을 교체 투입한 한국은 33분 김도훈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렸고, 종료 직전 이천수의 날카로운 패스를 이어받은 최태욱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 추가골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9개월 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다 복귀한 골키퍼 김병지(31·포항 스틸러스)는 전후반 90분을 뛰면서 안정된 공중볼 처리 능력과 특유의 순발력으로 한국 골문을 지켜내 ‘최고 수문장’으로서 명예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의 1.5진을 맞아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한국대표팀은 이날 평가전을 끝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베스트 11을 사실상 확정해 내년 1월 북중미골드컵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