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순 제주대학교 기획처장·논설위원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높은 교육열이 있다. 특히 대학을 통한 인재 양성이야말로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중추 동력이다. 

그중 지방대학들은 좋은 인재를 공급해 지역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등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의 핵심동력이었다. 현재 지방대학은 고등교육의 64%를 담당하는 주요한 인력양성 주체로서 지역발전의 구심점이다. 이처럼 지방대학과 지방은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동반자적 발전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 등은 기존의 대학 역할에 대한 강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육수요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의 본질적 기능인 교육, 연구,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자율적 변화능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사회로부터의 지원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사회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대학 역할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은 100세 시대에 부응한 평생교육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는 지식기반사회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적 자원이 경제성장과 지역사회발전에 있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은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그 유효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공간적·시간적 제약을 받는 기존의 고등교육체제만으로는 지식기반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따라서 대학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교육체제, 즉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체제를 갖춰야 한다. 

평생교육체제 구축은 개인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며 경제적 경쟁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체제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그동안 대학들은 평생교육의 비학위과정을 통해 의식수준의 선진화 정도에 초점을 두고 운영해 왔다. 그 결과, 지역의 새로운 산업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지 못했다. 

평생교육은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이라는 2개의 수레바퀴가 있어야 한다. 

제주대학교는 교육부에 평생교육단과대학 설치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은 날로 증가하는 평생교육수요와 선 취업 후 진학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국책사업이다.

제주대학교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설치를 통해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에 대한 인생 재설계, 지역투자기업 종사자들의 직무 재교육을 담당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성화 고졸자들에게는 일과 학습 병행을 통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농업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를 학위과정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학과와의 차이점은 입학대상이 특성화고 졸업자 중 3년 이상 기업체 재직자, 30세 이상의 만학도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학과들은 일정한 시간과 특정 강의실에서 출석 수업을 하지만 평생교육단과대학의 학과들은 야간 혹은 주말, 그리고 온라인 강의 등 맞춤형 수업으로 진행된다. 모든 면에서 기존의 학과와는 다르게 유연한 학생 위주의 학사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이제 평생교육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고 지역적 차원에서는 제주사회 전체의 역량을 제고하는 방책이다. 이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을 때 평생교육단과대학 설치는 실현될 것이고 2017학년도에 입학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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