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 열리는 '2016 평화의섬 제주 국제마라톤대회'를 앞두고 남편 김광열씨(왼쪽)와 아내 김의숙씨(오른쪽)가 12일 오전 한라수목원에서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김대생 기자

마라톤이 좋다 2. 김의숙·김광열 부부 마라토너

체중감량 마라톤 입문
건강증진·부부애 돈독
보스턴 대회 출전 목표

부부는 손을 잡고 13년을 달렸다. 이제는 옆에서 들리는 호흡만으로 서로의 기분을 안다. 티를 내지는 않지만 발걸음 속 주고받는 대화로 부부 사이가 돈독해졌다. 무심코 시작한 마라톤이 만든 기분 좋은 변화다. 아내 김의숙씨(51·여)와 남편 김광열씨(55)의 이야기다.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건 아내였다. 공무원인 김씨는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제안에 2003년 제주도청 마라톤 동호회 '도르미' 창립멤버로 가입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짧은 거리만 뛰어도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1년쯤 꾸준히 연습하니까 호흡부터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진 김씨는 남편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자상했던 남편은 새벽녘 이불 대신 아내를 선택했다. 차츰 연습시간을 늘려가며 각종 대회에 부부 마라토너로 출전했다. 대회에서 상품으로 받은 상품으로 살림살이도 두둑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상품은 '부부애'였다. 취미가 같으니 싸울 일도 줄었다.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청소일까지 모든 결론은 길 위에서 내려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들과 함께한 마라톤이다. 부부는 3년 전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아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했다. 아들은 부부를 따라 10km를 묵묵히 달렸다. 김씨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아들과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며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부부는 아직 할 일이 많다. 내달 17일 열리는 '2016 평화의섬 제주 국제마라톤대회'부터 5년 후에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까지 출전할 계획이다. 부부에게 마라톤의 의미를 묻자 곧바로 "생활의 활력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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