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는 3월에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기 싫다는 아이로 인해 고민에 빠지는 부모들이 많다.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잠이 안 온다, 밥맛이 없다 등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이것은 바로 '신학기 증후군'. 단체생활로 인해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에 적응하느라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 증상이다.  

◇우리아이 혹시 성조숙증은 아닐까? 

새 학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는데, 혼자만 가슴이 발달했거나, 여드름이 많거나, 생리를 하거나 수염이 나거나 해 친구들과 다르다면 아이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심하다. 성조숙증은 일반적으로 만 8세 미만의 여아에서 유방에 멍울이 잡히거나, 만 9세 미만의 남아에서 고환 크기가 4cc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여아는 유방발육을 쉽게 눈치챌 수 있으나 남아는 고환이 커진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어 남아의 성조숙증은 간과하기 쉽다. 빠른 사춘기가 걱정된다면 최근의 성장기록을 갖고 만 9세 생일이 되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유전적 소인, 비만, 식품 속 호르몬양 작용성분,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있고 원인에 따른 대책과 치료가 다르다. 병원에선 신체검사를 통해 2차 성징의 출현 정도를 진찰하고 X-ray 촬영을 통해 전문의의 정확한 골연령 판독이 중요하며, 성호르몬의 농도의 정확한 측정 또한 중요하다.

◇조숙한 아이라고 무조건 약물 치료 필요치는 않아 

아이가 성조숙증으로 확진 되었다 해도, 무조건 약물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박미정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성조숙증이 의심돼 진료를 받은 8세 미만 여아, 9세 미만 남아 총 2만 명 이상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치료가 필요했던 '진짜' 성조숙증 환자는 10명 중 1명꼴로, 대부분의 성조숙증 의심 아이는 식습관과 운동 등을 통해 성장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진성 성조숙증의 경우 소위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사춘기 지연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4주마다 약물치료를 하거나, 최근 출시된 3개월에 1회의 약물치료를 통해서도 빠른 사춘기 진행 속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박미정 교수는 "성조숙증에 대해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춘기의 시작을 죄악시하거나 사춘기를 무조건 늦추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고기, 두부, 계란, 우유 등 성장에 중요한 음식을 모두 제한해야 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성장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어 무조건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보다는 저칼로리 고영양 식이와 운동,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생활 속 노력의 병행이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부모님들은 성조숙증을 공포스럽게만 생각할게 아니라 아이의 가슴 몽우리가 생긴 시점, 음모가 난 시기, 변성기의 시작, 초경 시기 등을 정확히 기록하고, 키나 체중이 급증하거나 성격이 예전답지 않게 까칠해 졌다면 혹시 사춘기에 접어든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전문의의 상담을 해봄이 바람직하다. 

◇함께 어울리는 단체생활, 예방접종으로 대비해야 

아이들이 단체생활을 하게 될 경우, 여러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내게 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각종 감염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주의해야 할 감염균으로 '폐렴구균'과 '수막구균'을 꼽을 수 있다. 두 균 모두 아이들의 코나 침에 균이 섞여, 사람간의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껴안는 등 친밀한 신체접촉이나, 컵이나 식기를 나눠 쓰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폐렴구균은 어린이집이나 유아원 등 단체생활을 하는 5세 미만 정도의 영유아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보유 비율이 더 높다.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중이염, 뇌수막염 등의 질환에 더 노출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한다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5세 미만 영유아는 무료다. 폐렴구균 백신은 90여 폐렴구균 중 주요 13가지를 예방하는 백신과 10가지를 예방하는 백신 두 종류가 있다.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폐렴구균 혈청형이 포함돼 있고 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우수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혈청형은 19A로 치명적인 침습성 질환이나 폐렴, 아이들이 흔히 앓는 급성중이염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폐렴구균 선택 시에는 19A에 대한 직접적인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백신 중에는 13가 백신인 프리베나13이 19A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총 4회 접종해야 하지만, 시기를 놓쳐도 접종 가능하다. 

수막구균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수막구균에 의해 뇌에 염증이 일어나는 치명적인 급성 감염병이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단체생활 주의질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단체생활을 하는 군인, 기숙사생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 보건당국이 이들을 접종 고려대상으로 지정할 정도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에 걸릴 경우, 치료를 제 때 받더라도 10명 중 1명 이상 꼴로 사망에 이르고, 살아남더라도 5명 중 1명 이상은 신경학적 손상으로 인한 언어장애, 청력 및 시야 손실, 신체장애 등 평생 지속되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24시간 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진행속도가 빠르지만,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하다. 따라서 부모가 질환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빠른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다른 질환보다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는 메낙트라 등 일부 수막구균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이 도입돼 접종이 가능하다. 만 2살부터는 1회를 접종하면 된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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