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 제주관광대학교 산학협력부총장·논설위원

봄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설레게 하는 것 중 하나는 꽃밭과 꽃길이다. 

그간 제주의 봄을 상징했던 유채꽃은 그 유명세를 떨치듯 전북지역과 충청지역 심지어는 서울 등 전국 많은 도시에 유채꽃밭이 조성됨으로 인해 그 신비성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제주의 유채꽃길과 꽃밭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많은 꽃길과 꽃밭이 있지만, 특히 성산읍 고성리 광치기해변의 유채꽃밭, 산방산을 바라보는 유채꽃밭, '대한민국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유채꽃길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제주의 겨울동백 역시 제주자연의 멋을 선사하고 있다. 나무에서 한번, 땅에서 한번 핀다고 전해지는 동백은 12월부터 하나둘 피기 시작해 다음해 3월 초가 되면 제법 붉게 물들고, 3월 중순에 절정을 이루게 되는데, 얼마전 제주겨울의 대표관광명소인 안덕 카멜리아힐에 가보니 빨간 동백꽃이 나무 위에도, 발 아래에도 아름드리 천지를 이루고 있어 그 붉은 길의 모습은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제주의 동부인 선흘곶 동백동산 습지센터의 동백 역시 2월쯤에 예쁘게 핀다고 하는데, 가보니 이름에 비해 그리 많이 조성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대체로 꽃길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나 마을단체들이 나서서 꽃길조성과 꽃나무 가로수 정비, 꽃밭축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아름다운 봄꽃길 100선'을 조성했는가 하면, 전남 화순군은 배롱나무(백일홍)로 아름다운 가로수 꽃길을 만들었다. 충주시 한 마을은 아름다운 도심 가꾸기사업으로 맨드라미 꽃길을 조성했고, 수원시의 한 마을은 봄의 여왕인 튤립꽃길을 조성해 지역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남 여수 오동도 동백군락지나, 경남 거제시 내도 동백군락지, 충남 서천 동백군락지,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 조성된 튤립꽃밭과 충남 태안의 튤립꽃밭 등은 축제를 열어 지역수익 창출과 함께 마을 알리기를 하는가 하면, 민간기업의 용인에버랜드는 튤립꽃밭을 테마로 한 봄축제를 상품화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꽃밭이나 꽃길이 관광객을 끌어 모으면서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홍보의 수단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것 같다.

제주는 아름다은 자연과 제주를 상징하는 수많은 식물군을 가지고 있다. 제주의 이미지 정체성을 지켜온 동백꽃과 유채꽃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주만의 자연식생 자원을 어떻게 잘 포장해 방문객들의 마음을 설레게하고 환경보호를 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제주마을을 대표하는 꽃나무 가로수길과 꽃길을 읍면동 단위나 마을단위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특화꽃길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박물관 투어나 먹거리 투어를 벗어나 자연친화적인 관광과 힐링관광으로 관광패턴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지속가능한 관광지활용을 위해 인프라를 조성해 주는 사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채꽃길은 표선면 녹산로길, 성산포 등 동부지역에서 특화될 수 있고, 안덕면의 동백나무 가로수길이 지역내 많은 관광지를 연결하는 꽃나무길로 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서귀포의 남원읍을 비롯한 전통적인 감귤경작마을 있는 곳은 감귤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중요한 점은 제주의 사설 관광지와 공용관광지가 제각각 조성되다 보니, 주변 진입로들이 거의 투박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되돌아 보면서, 이번 기회에 제주만의 특색있는 꽃길 가로수 조성사업에 지자체가 나서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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