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제민일보 선정 금주의 칭찬 주인공
치과전문의 김양근 원장

25일 제주시 삼도1동 김양근 치과의원에서 김양근 원장(52)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25년간 제주교도소를 찾아 수감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미루 기자

김양근씨 25년간 교도소서 자원봉사 '훈훈'
"봉사란 재능으로 사회에 난 구멍 메우는 일"

매주 수요일마다 교도소로 향하는 중년의 치과의사가 있다. 낮 12시면 어김없이 발치용 의료기구와 소독약 등을 챙겨들고 두터운 교도소 철문을 지난다. 의사는 2시간 동안 죄수복을 입은 10~20명의 환자를 돌본다. 벌써 25년째다. 치과전문의 김양근 원장(52)이 제민일보 'We♥프로젝트' 금주의 칭찬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김 원장이 교도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이다. 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공중보건의로 제주교도소에 배치됐다. 김 원장은 "누군가는 와야 하는 곳이었다"며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분명히 유의미한 일이라고 믿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김 원장은 1991년 애월보건지소로 발령됐다. 하지만 당시 공중보건의 인력이 부족해 교도소에는 아무도 배치되지 않았다. 환자들을 외면하지 못한 그는 매주 주말을 이용해 교도소를 찾았다. 그는 "어떤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도 나에게는 똑같은 환자일 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993년 제주시에 치과의원을 개업한 이후 봉사는 그에게 생활이 됐다. 바쁜 일정에 치여 하루라도 진료를 못가면 마음이 불편했다. 기다리는 환자에게 미안해 잠자는 시간을 비워서라도 교도소로 향했다. 종종 출소한 이들이 의원을 찾아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졌다. 2006년 자원봉사에 동참한 8개 진료과목 전문의들과 '제주교도소 의료봉사단'을 창단했다. 김 원장은 "봉사란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의 재능으로 사회에 난 구멍을 매워나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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