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지난 2014년도 통계청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고장 제주지역의 최근 1년 동안 한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인 월간음주비율은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주 3회이상 음주한 고빈도 음주비율은 13.2%로 전국 평균 10.2%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술과 연관된 질병을 염려해야 할 것이다. 그 중 근골격계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은 골다공증, 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통풍 등을 들 수 있다.

술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를 활성화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또한 술은 모든 염증반응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킨다. 그리고 술은 일부 관절염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도 있으며, 위장장애를 심하게 일으킬 수 있다.

고관절을 이루는 허벅지 윗부분 뼈인 대퇴골두는 혈액흐름이 차단돼 막히면 뼈 조직이 죽어버리게 되는데 이것을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고 한다. 국내에선 해마다 1800명 안팎의 환자가 새롭게 나오고, 매년 1만4000여명의 환자가 이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절반의 환자가 술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음이나 잦은 음주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서 미세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도 술과 연관이 깊다. 1000명 중 2명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발병하는 통풍은 음식물 중 퓨린성분이 대사되고 나서 생기는 요산이 관절이나 내부 장기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데, 음주는 혈중 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의 배설을 억제해 급성통풍발작의 발생률을 증가시키므로 주의해야한다. 특히 맥주는 퓨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주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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