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투표자] 네팔 결혼이주여성 라마란자나씨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 한 라마란자나씨가 13일 자신의 남편인 백진길씨(43)와 함께 조천읍 조천체육관(제7투표소) 투표소 앞에서 정효경'이라는 한국 이름이 적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꺼내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러고 보니 태어나 첫 투표네요. 네팔에서도 못해봤고 제주로 시집와서도 처음이고. 전엔 몰랐던 인정받는 기분, 정말 좋아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인 13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조천읍 조천체육관(제7투표소)으로 향하는 네팔 결혼이주여성 라마란자나씨(29·여·조천읍 조천리)의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 한 라마란자나씨는 자신의 남편인 백진길씨(43)와 함께 투표소 앞에서 '정효경'이라는 한국 이름이 적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꺼내들었다.

라마란자나씨는 "제주로 이주해 온지 7년째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투표에 참여하는 게 된 것은 올해 처음이라 긴장되고 설레이기도 한다"며 부푼 마음을 가지고 투표소에 들어섰다.

처음엔 어리둥절하기만 했던 라마란자나씨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지역 국회의원 후보를 찍는 하얀색 투표용지와 지지정당을 선택하는 연두색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 안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라마란자나씨는 "두장의 투표용지를 받았지만 별다른 설명이 없어 어느게 후보 용지이고 어느게 정당 용지 인지 몰라 당황했다"고 이유를 털어놨다.

또한 "선거 관련 공보물 등이 한글로만 적혀져 있어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들은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후보들의 공약조차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 선거때에는 다문화 가정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아쉬움 내비쳤다.

라마란자나씨는 "제주에 많은 이주여성들이 있지만 집안에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한글 등을 스스로 배우기가 쉽지 않다"며 "당선자들이 이주여성들을 위한 교육 정책 등에 좀 더 신경써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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