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북초 체육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김복달 할머니가 투표하기 위해 특별교통이동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장애인 관련 시설·단체 투표권 행사 지원
수화통역·차량 무료 제공·보조활동 분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도내 복지 관련 시설·단체들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의 눈과 귀와 발을 자처했다.

이동수단이나 도움을 줄 사람이 없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일찌감치 계획을 세우고 빠짐없이 일정을 점검하는 등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13일 도내 장애인 관련 시설·단체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고 의미있는 날을 보냈다.

제주도수화통역센터 소속 수화통역사 20명은 투표소를 찾은 청각·언어장애인들을 위해 수화통역 서비스를 지원했다.

인력 부족으로 모든 투표소마다 수화통역사를 배치하지 못하는 대신 구역별로 나눠 약속된 시간에 맞춰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청각·언어장애인들을 소화했다.

수화통역사 1명이 맡은 투표소만 적게는 8곳에서 많게는 10곳에 이른다.

20년 경력의 고영산 수화통역사는 "첫 투표에 나선 중국 이주여성 등 청각·언어장애인들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뜻깊은 날이 됐다"며 "무엇보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이 됐다는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웃음지었다.

㈔제주도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도 교통약자들이 투표소까지 가는 길을 동행했다.

1~2급 등록 장애인과 휠체어 이용 65세 이상 노약자 및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특별교통이동차량을 무료로 지원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과 시각장애인연합회제주도지부는 직원 14명과 차량 7대를 투입해 시각장애인 70여명의 투표 참여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와 지체장애인연합회서귀포시지회,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바른선거제주도연합회에서도 투표활동보조와 투표소 이동을 도왔다.

특별교통이동차량을 이용한 김복달 할머니(76·뇌병변 장애2급)는 "여태까지 (투표)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 투표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불편한 몸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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