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 교육문화체육부

'영화제'가 때 아닌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IPFFIG) 얘기다.

서귀포시가 영화제를 두고 '정치성을 띠고 있고 편향적 우려가 있다'며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관을 불허하면서 본래 취지와 반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개최 여부를 놓고 서귀포예당과 논의를 시작했고 3월15일 대관 신청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이후 과정이다. 서귀포시는 개막을 11일 앞둔 12일에야 불허 결정을 통보했다. 집행위와 도내 예술인 등이 '정치적 탄압'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의 이유로 서귀포시를 규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불가항력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항의의 강도가 강해지는 만큼 도민사회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차선책으로 개막식 장소를 옮겼고 행정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법적 소송' 입장도 밝혔다. 개막에 닥쳐 행사장소를 바꿔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영화제'를 고민했던 당초 목적을 한번 더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 향유자 입장에서 최근 영화제 관련 상황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영화제를 즐길 방법을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상영작' 보단 '정치적 쟁점'으로, '문화면'이 아닌 '사회면'에서 만나야 하는 사정이 그렇다. 

영화제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간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평화'는 일부러 정의내리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번 영화제의 피날레는 그런 의미의 공감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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