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부국장대우·교육문화체육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첫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스완지 시티에 4-0의 대승을 거둬 승점 76점을 쌓았다. 승점 69점의 2위 토트넘과 승점 7점차를 벌려 다음달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36라운드에서 승리하면 지난 1884년 팀 창단 이후 첫 1부 리그 우승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만약 패하더라도 남은 3경기에서 승점 3점만 추가하면 토트넘의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한다. 레스터 시티는 2013-2014시즌 챔피언십(2부)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시즌 EPL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승격 첫 시즌은 20개 팀 중 14위로 강등권과 승점 6점차의 초라한 성적표를 적어내며 1부 잔류에 만족해야 했다. 1928-1929시즌 1부 리그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레스터 시티는 7년 전만해도 3부 리그를 전전한 팀이었다. 시즌 개막 전 도박사들조차 레스터 시티의 우승확률을 5000대1로 예상할 정도로 우승은 꿈같은 일이었다. 

이런 성적의 뒤에는 배고픈 자들을 뭉치게 만든 클라우디아 라니에리 감독이 있었다. 64세의 노신사인 그는 선수들을 유연한 소통으로 이끈다. 영어와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그는 팀 승리 때 피자파티를 즐기는 등 선수들을 위한 젊은 감각으로 분위기를 맞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지난달 14일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셀타 비고전에서 바로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 기회에서 슈팅 대신 어시스트로 팀 동료 수아레스의 득점을 도왔다. 후반 36분 메시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 골라인을 타고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하다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져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미 전반전에서 프리킥으로 리그 299번째 골을 기록한 메시로서는 300번째 골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메시는 골대로 향하는 슈팅 대신 왼발 어시스트를 선택했고 달려오던 수아레스가 골로 연결했다. 메시의 속 깊은 뜻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득점왕을 다투는 수아레스에게 골을 양보한 것이다.

하지만 슈팅 대신 어시스트를 한 메시의 행동에 논란이 일었다. 스페인 언론은 '페널티킥에 존경심이 없다'고 보도했다. 페널티킥 규정에 따르면 페널티킥에 나선 선수는 주심의 휘슬 후에 공을 앞으로 차면 된다. 한 번 공을 찬 선수는 다른 선수가 공을 잡기 전에 다시 공을 터치할 수 없지만 반드시 슈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메시의 행동은 위반은 아니다. 

셀타 비고의 에두아르도 베리조 감독은 "골이 들어간 방식은 별 문제 없다. 그 페널티킥은 우리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밝혀 페널티킥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달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제주체육을 아우르는 통합제주도체육회 출범과 함께 27일 도체육회가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해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 9명, 이사 25명 등 집행부 35명을 모두 확정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통과 화합의 제주체육을 위한 항해를 시작한다.

도체육회는 통합체육회 운영에 따른 각종 규정 제정을 비롯해 이사회의 자문기구인 각종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단체 통합에 의한 균형발전의 선진 스포츠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체육 진흥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다.

특히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되는 제50회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는 새로운 집행부의 첫 시험대가 될 듯 싶다.

새로운 통합체육회 위상 정립을 위해 레스터 시티 클라우디아 라니에리 감독의 리더십과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버리고 팀 동료를 위해 희생한 리오넬 메시의 배려심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누군가는 임원 구성에 불만을 표시할 테지만 4개의 수레바퀴가 함께 굴러야 움직일 수 있듯이 엘리트인과 생활체육인들이 서로 화합해 나간다면 '제주체육호'는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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