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혜씨 제44회 어버이날 맞아 국민포장 수상
치매 시어머니·팔순 어머니 16년간 효심 봉양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한 것뿐인데…어머니들을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치매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 김말선씨(103)와 친정어머니 홍정임씨(87)를 16년 째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박영혜씨(67)는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박씨는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치매와 고령으로 거동을 못하는 시어머니 대소변 수발은 물론 팔순의 친정어머니를 한결같은 효심으로 함께 모시고 있다.

두 어머니의 건강을 생각해 2010년 10월 서울에서 서귀포시 남원읍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박씨는 "두 어머니 모두 이사를 반대했지만 제주에 오고 나서는 두 분 모두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제주도에서 두 어머니와 여행을 하는 등 즐거운 생활을 꿈꾸던 박씨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2011년 고령인 시어머니가 쓰러지며 거동을 못하게 되자 두 어머니를 모시는 일이 힘들어졌다.

잠시 시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지만, 병원에 혼자 있을 시어머니 걱정에 다시 '함께" 살기로 결심을 굳혔다.

카페를 운영하며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시어머니 뒷바라지와 팔순을 훌쩍 넘긴 친정어머니를 함께 모시는 일이 힘에 부치지만 박씨는 불평이 없다.

박씨는 "두 어머니가 제 삶의 희망이자 힘"이라며 "시어머니 건강이 회복돼 다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게 남은 바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박씨는 두 어머니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 공적으로 6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제44회 어버이날 행사에서 효행자에 선정돼 국민포장을 받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