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돌연 결항
승무원 4명 도착 지연으로 승객 200명 발 묶여
숙소제공 미흡 등 '부실한 서비스'로 항의 자초

3일 밤 김포에서 제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승무원 부족'으로 돌연 결항되면서 관광객과 도민 등 200여명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국적 대형항공사가 승무원이 없다는 이유로 승객 200명에게 일방적인 결항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결항 사실을 탑승 직전에야 알렸는데다 발이 묶인 승객들을 위해 숙소를 제공했지만 모르는 사람과 같은 방을 쓰게 하는 등 '부실한 서비스'도 여실히 드러났다.

3일 밤 8시35분께 승객 200명을 태우고 김포에서 출발해 제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기 OZ8959편이 김포공항 운항 제한 시간인 밤 11시가 될 때까지 이륙하지 못하다 결국 결항됐다.

중국인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들과 도민 등 승객 200여명은 이날 밤 8시10분까지 출발을 위한 모든 수속을 마쳤지만 "승무원이 없어서 항공법상 이륙할 수 없게 됐다"는 항공사 직원의 말에 어리둥절해야 했다.

특히 중국인관광객 중에는 임산부와 고령자, 어린이 등 다수의 노약자가 포함돼 일부 승객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승객 A씨는 "국적 대형항공사가 승무원 4명을 배치 못해 외국인 관광객 등 탑승객 200명의 발을 묶어 놓은 것은 국격을 실추하는 일이자 인재"라며 "승무원 도착 지연은 항공사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인데도 운행 제한 시간이 돼서야 결항을 통보하는 것은 승객들을 우롱하는 일이다"고 토로했다.

결항 승객을 위해 숙박을 제공한 아시아나항공은 되레 승객들의 화를 더욱 키웠다.

공항 주변 호텔로 승객들을 안내했지만 직원은 동행하지 않으면서 혼선을 키웠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한 방에 배치한 것도 모자라 한 침대에 묵게 하는 등 '나 몰라라'식 서비스로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앞서 운행한 항공편의 승무원들이 해당 여객기에 탑승키로 했지만 기상 악화로 지연 운항하며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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