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얼마 안있으면 스승의 날이 돌아온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노고에 대한 존경을 되새기고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는 뜻에서 기념일로 지정됐으며, 매년 5월15일에 시행된다. 세종대왕 탄신일도 양력으로 5월15일인데 현재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탄신일에 맞춰서 정해졌다.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왕중에 한분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은 재위시절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4년 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손꼽고 있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은 식성이 좋아 하루 네 끼 식사를 했으며, 주로 육식을 즐겨 수라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수저를 들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비만 체구라 당시 왕들이 즐기던 사냥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놀이에는 흥미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세종대왕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멀리하고 육식을 즐기다 소갈증(消渴症)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소(消)란 '태운다'는 뜻으로 열기가 몸 안의 음식을 잘 태우고, 오줌으로 잘 나가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갈(渴)이란 '자주 갈증이 난다'는 뜻이다. 이름에서처럼 소갈은 음식을 자주 먹고, 갈증이 나며, 오줌을 자주 누는 증상을 보인다. 이는 오늘날 당뇨환자들이 호소하는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와 가장 비슷한 증상이 소갈이다.

당뇨의 증상인 비만과 과식은 다시 대사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신체 대사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질병은 내 집에 찾아온 불청객일 뿐, 평소 내 집의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 검사 수치에 문제가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당뇨 진단을 받고서야 치료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다음, 다식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불청객에게 문을 훤히 열어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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