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덕의집 정서지원 자원봉사 4년째 
노래로 꽃피는 나눔 "오히려 위로받아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중증장애인 10여명이 정혜승씨(54?여)의 기타연주에 맞춰 정겨운 노래를 부른다. 들뜬 장애인들은 연신 "선생님"을 외치며 농담을 건넨다. 정씨는 마치 친구처럼 각자의 이름을 부르며 다음 신청곡을 받는다. 한 바탕 노래가 끝나자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제민일보 'We♥프로젝트' 금주의 칭찬주인공으로 선정된 정씨가 사회복지시설 '애덕의 집'을 찾은 것은 약 4년 전이다. 처음에는 산책 등 일반적인 봉사활동을 하다가 정서지원으로 역할을 바꿨다. 기타동아리 '끌림소리'에서 갈고닦은 기타실력이 이곳에서 빛을 발했다.

처음부터 호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낯선 사람을 처음 본 장애인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얼굴을 익히고 한 두 마디 섞어가며 천천히 가까워졌다. 정씨는 "1년이 넘도록 말 한마디 없던 분이 처음 노래를 불러줬을 때,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제 정씨는 이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생활실이 '무도회장'으로 변하는 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씨는 "노래하고 춤추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며 "말이 봉사지 오히려 이곳에서 내가 위로받고,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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