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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예측 재선충병 방제 난맥상[제민포커스] 끝 모를 전쟁…최후의 마지노선을 지키자
변미루 기자
입력 2016-05-23 (월) 18:20:41 | 승인 2016-05-23 (월) 18:42:27 | 최종수정 2016-05-24 (월) 17:54:33
소나무재선충병 방재작업이 당초 지난달말 완료돼야 했지만 20여일간 늦어졌고, 결국 제주시 한천저류지에서는 파쇄하지 못한 고사목을 급히 소각처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김용현 기자

지난해 9월 돌입한 소나무재선충병 3차 방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제주도는 예산 436억원과 인력 5만6000명을 투입해 재선충병과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고사목이 급증한데다 사후처리에 빈틈이 생기면서 재선충병 방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빗나간 예측 방제기간 연장

제주도는 지난해 8월 사전조사를 통해 소나무 고사목이 29만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3차 방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로부터 2달 후 도내 45개 지역에 무인항공기를 띄워 확인한 결과 고사목이 예상보다 많은 35만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 고사목 제거목표를 6만그루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측은 빗나갔다. 지난해 9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추진된 3차 방제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제거된 고사목은 첫 예상치 29만그루보다 66.8%(19만4000그루) 증가한 48만4000그루에 이른다.

제주도는 고사목이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추진된 2차 방제(54만4000그루)에 비해 45~35% 줄어든 것으로 판단, 목표를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11% 감소에 그쳐 2차 방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사목 예측이 빗나가면서 예산부담도 커졌다. 당초 3차 방제예산이 293억원으로 산정됐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면서 48.8%(143억원) 증가한 436억원이 소요됐다.

고사목 급증에 따른 안전사고가 우려되면서 벌채기간도 늘어났다. 당초에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우화하기 전인 4월30일까지였지만 5월10일까지로 연장됐다.

게다가 솔수염하늘소 우화시기인 6월2일(지난해 기준)을 12일 앞둔 5월20일까지 미처 처리하지 못한 고사목 소각이 이뤄지면서 추가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 

또 작업이 급하게 진행되다보니 야간소각 민원이 발생하고, 벌채목 무단이동 사례가 경찰에 적발되는 등 고사목 처리에 빈틈을 보이기도 했다.

△나무주사 등 예방책 한계

3차 방제가 과거와 달라진 점은 고사목 제거에만 급급했던 1~2차 방제와 달리 나무주사 등 예방책이 확대된 부분이다.

제주도는 이번 3차 방제에서 곶자왈 등 재선충 청정지역 4036㏊의 소나무에 나무주사를 투입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2300㏊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1차 417㏊, 2차 575㏊에 비해 7배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나무주사의 효과가 입증된데 따른 조치다. 도는 나무주사의 재선충병 감염 예방률이 95%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나무의 수액이동 이전인 11~2월에만 투입할 수 있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또 고사목 반경 20m에 식재된 생목(生木)을 모두 제거하는 '소구역 모두베기' 계획은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이며 전체 벌채목의 0.4%에 해당하는 2000그루를 제거하는데 그쳤다.

△특별 방제구역 지정·관리 필요

1905년 세계 최초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일본은 고궁 등 반드시 보호해야할 소나무 군락지 경계로부터 반경 2~3㎞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있다. 재선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전체 방제를 포기하고 선택적 방제로 전환한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 4년간 총 1400억원을 투입한 3차례의 방제에도 불구하고 한라산국립공원 경계까지 감염이 확산되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실시될 4차 방제를 앞두고 한라산국립공원을 비롯해 곶자왈과 문화재보호구역 등을 특별 방제구역으로 지정·관리하는 등 보다 강력한 방제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변미루 기자

 

"생태계 특성 고려한 방제작업 필요"

이상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이상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대책과 관련, "4차 방제에서는 곶자왈, 오름 등 제주도만의 생태특성에 맞는 보다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단체와 작업방법을 공유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무분별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도록 작업자들과 정보를 공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일부 도청에서 맡고 있던 재선충병 방제업무도 행정시로 이관될 예정"이라며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한 만큼 행정시의 전담팀에 전문성 있는 인력을 우선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추후 몇 년간은 방제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며 "그동안의 방제가 사후방제였다면 앞으로는 나무주사, 선단지 관리 등 예방목적의 방제가 더 중요하다. 지난 수년간 만들어 놓은 소나무 무덤(훈증더미)도 하나하나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장비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농작물 피해를 우려한 소유주의 반대로 고사목을 제거하지 못하는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며 "방제를 위해 경미한 피해는 감수할 줄 아는 성숙한 도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변미루 기자  byunmiro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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