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면적·자본당 수입 2012년 비교 반토막 수준
토지 평가액 전년대비 10.5%↑ 전국 평균 상회

제주 '땅심(心)'변질이 농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빚 부담과 수입산 공세 등의 요인은 후차적 문제였다.

제민일보가 1일 통계청의 농가경제조사 세부 항목을 분석한 결과 '생산성'과 '농업소득'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농지 가격만 오르는 비정상적 구조가 확인됐다.

지난해 제주 농가소득은 4381만 1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 2013년 처음 4000만원대(4164만원)에 진입한 이후 매년 2%대(2014년 2.5%.2015년 2.6%)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반적인 사정은 나아지는 듯 보였지만 소득 질에는 변화가 뚜렷했다. 2012년까지는 농업소득(6.6%) 증가가 농가소득(7.7%)에 반영됐지만 이후 급변했다.

특히 농업에 대한 투자에 반해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 농업 위기로 연결됐다. 단위면적(10a)당 농업소득이 2012년 62만8000원에서 지난해 36만7000원으로 절반가까이 줄었는가 하면 단위자본(100만원)당 농업소득 역시 2012년 28만2000원에서 지난해 12만1000원으로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토지 평가액만 늘어나는 등 농가 속앓이만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농가당 농지 평가액은 2억5551만6000원으로 전년(2억3120만1000원)대비 10.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농지 평가액이 4.9% 오른 것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다. 이 마저도 전국 농지 면적이 전년대비 4.7% 감소한 것을 반영하면 실질적으로 제주 농지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제주 농가 부채의 경우 시설 투자 비중이나 부담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사정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소득은 사정이 다르다"며 "제주 땅값 오름세로 인한 착시 현상을 걷어내고도 전국 상위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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