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해야" "차세대 인재 발굴 시스템 갖추자"
새누리 시·도지사 모임 건의…"여소야대 극복 위해 뭉쳐야"

새누리당의 '투톱'인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찬을 했다.

여의도의 한 칼국숫집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정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일정인 '제주포럼' 행사에서 원 지사에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평소에도 오 전 시장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로 알려졌다. 최근 오 전 시장에게 혁신위원장 영입을 강력히 권유하기도 했다. 남 지사, 원 지사와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침 김희옥 위원장의 혁신비대위가 오늘 첫 걸음을 뗐고, 당이 내홍을 딛고 수습 국면으로 들어선 만큼 인사도 나눌 겸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이슈가 된 미세먼지 대책부터 차기 총선의 선거구제 개편까지 정치·사회·경제 여러 분야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제주도가 (전국 전기자동차의) 절반을 보급했으며, 이번 기회에 전기차 보급을 계속 늘리고 경유차는 줄일 계획"이라고 했고, 오 전 시장도 "서울시장 재직 시절 시내버스 규제로 대기 미세먼지 농도를 많이 낮추는 효과를 봤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남 지사는 총선 선거구제와 관련해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는 선거에 임박해서 하면 안 되니 20대 국회 초반에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이에 동조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새누리당이 비대위원장 영입 등을 놓고 '인물난'을 겪은 점을 언급하면서 "새누리당도 인재를 미리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차세대 리더십 육성 기관인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을 벤치마킹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또 20대 국회가 여소야대의 3당 구도로 재편된 점을 거론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여소야대 정국이라 집권 여당이 입법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남 지사의 제안으로 새누리당 소속 시·도지사들과 당 지도부가 "한 번 뭉치자"는 취지에서 모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당 지도체제 개편이나 당권·대권 분리 문제,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 등 당내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모두 언급을 자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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