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성 이사 서귀포지사장

통계청은 국민이 이사를 고려할 때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연, 주택, 지역인구, 안전, 교육, 생활편의·교통, 복지·문화 등 7개 분야의 27개 세부 지표를 이용, 가족의 특성에 맞는 지역을 찾아주는 '살고싶은 우리동네' 서비스를 지난 3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 제주시 노형동이 '은퇴 후 살 집을 찾는 노부부'에게 전국에서 두 번째 좋은 지역으로 꼽힌 적이 있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근처에 나무와 숲,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적당히 있을 것, 병원이 가까울 것 등을 원하는 한 직장인의 조건을 통계청이 녹지비율, 편의시설 수, 병의원 및 약국, 문화체육시설의 4가지 세부지표로 바꿔 '살고싶은 우리동네' 서비스에 입력하자 충북 단양군 단양읍에 이어 제주시 노형동이 2위로 추천된 것이다.

서울 강남은 몰라도 강북만큼은 올랐을 것이라는 아파트 가격이나 심각한 지경에 이른 교통체증 현상 등을 보면 이 서비스가 이사하려는 국민들에게 도움은 커녕 민폐만 끼치는게 아닌지 걱정된다.

특히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38층, 169m)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지난달 27일 착공, 노형동은 앞으로 은퇴 후 노부부가 찾지 말아야할 곳으로 선정될지도 모를 판국이다.

노형오거리 중심인 노형동 925번지 2만3300㎡의 부지에 들어서는 드림타워는 1983년 7월1일 처음 건축허가를 받았던 사실을 고려하면 무려 33년만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 셈이다.

당초 지하 4층·지상 13층 일반호텔 310실로 출발한 드림타워는 2015년 8월1일 지하 5층·지상 38층으로 최종 건축허가가 변경됐다. 또 올해 4월 건축주인 롯데관광개발㈜와 중국 녹지그룹이 시공사로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를 선정한데 이어 38개월 내 준공을 확약한 중국건축이 지난달 착공함으로써 늦어도 2019년 7월까지는 드림타워가 완공될 예정이다.

건축허가와 카지노 허가는 별개라는 제주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명명한 롯데관광개발은 2층 전체에 게임테이블 200개와 슬롯머신 400대를 운영할 수 있는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들어선다며 카지노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1626개의 객실을 이용하는 투숙객뿐만 아니라 쇼핑몰과 레스토랑, 메디컬스파, 찜질방 등 각종 부대시설을 드나드는 국내외 관광객 등으로 드림타워 주변이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이마트 신제주점, 롯데시티호텔·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형 상권이 밀집, 주말·주중과 러시아워 여부를 가리지 않고 연중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는 노형오거리 일대는 벌써부터 교통지옥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교통지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도민사회에 팽배한 사실을 사업자측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공항에서 도두동 입구를 거쳐 중문단지로 바로 가는 도시계획도로(길이 2.2㎞, 폭 35m) 건설비 386억원 중 36억원과 함께 신광로터리~도두동 도로확장공사, 제주고~오광로 및 부림~넥슨 도로 개설에 42억원을 교통개선분담금으로 냈다. 또 1층 절반에 해당하는 4814㎡를 실내주차장(필로티 방식)으로 조성, 대형버스 35대와 승용차 16대가 동시에 주정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로에 전세버스를 세우게 하는 신라면세점이나 롯데면세점에 비해 나은 것은 사실이나 드림타워가 이용객 수 면에서 이들 면세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적인 조치일뿐 생색낼 일은 아니다.

은퇴 후 노부부가 살 집을 찾기에 정말 좋은 노형동을 만들고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원희룡 지사를 비롯한 제주도 및 행정시 관계공무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후대에 두고두고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드림타워 완공 시 하루 7000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교통량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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