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모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아기를 낳고 난 뒤 자궁 골반 등 전신 신체 기관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산욕기라 한다.

산욕기의 여성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관절과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난 데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리기능도 불완전한 상태다. 산욕기 중 무리할 경우 관절 근육에 손상이 가거나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증상들을 속칭해 산후풍이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산후풍의 주 원인을 인체 내부의 어혈과 혈허의 상태에서 외부의 차가운 바람, 찬기운 때문에 발생한다고 봤다. 

증상은 허리, 무릎, 발목, 손목 등의 관절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나타난다. 손가락 마디가 저리고 시리면서 다리 부위가 많이 붓는다. 식은 땀이 흐르면서 전신피로감과 우울감 증상이 나타난다. 오한이 드는 증상도 나타난다. 찬바람, 찬물에 노출되면 증상이더 심해진다. 

치료는 자궁내 남아있는 어혈을 제거해주고 부종을 빼주며 인대와 관절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한약을 처방한다. 분만시 출혈이 많은 경우, 분만시간이 오래돼 기력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기혈을 보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도 산후 한약을 복용하면 오로의 배출을 도와주고 자궁내막 손상의 회복을 도와줘 임신 중 늘어나고 커진 전신 골격의 상태를 빠른 시간내에 회복시켜준다. 

산후풍 예방을 위해서는 찬물에 손을 넣거나 찬바람을 쐬거나 찬음료를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산모는 전신에 열감과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지만 근본적으로는 기력이 약하고 혈액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찬기운이 몸안으로 스며들게 해서는 안된다. 방을 따뜻하게 하고 몸이 약간 젖을 정도로만 땀을 흘리는 것이 좋다. 또한 미역국, 생선류, 소고기 등을 통해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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