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윌리엄스챌린지골프대회(총상금 410만달러)에서 코스 레코드를 세우며 역전 우승을 거둬 ‘골프황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전날 4타차로 앞서 있던 비제이 싱(피지·276타)을 3타차 2위로 밀어냈다.

8언더파 64타는 전날 3라운드에서 토마스 비욘(덴마크)이 세웠던 코스 레코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우즈에 4타차 앞선 채 최종 4라운드에 나서 우승이 거의 확실시됐던 싱이 우즈에 역전의 빌미를 내준 것은 묘하게도 우즈가 최악의 샷을 보인 9번홀.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벗어나 덤불 속에 빠지자 벌타를 먹은 우즈는 설상가상으로 홀에서 무려 13.5m거리의 보기 퍼트를 남겼다.

싱은 1.5m 파퍼트를 남겨놓아 우즈와 싱의 타수차는 적어도 2타 더 벌어질 위기를 맞은 셈.

그러나 우즈의 보기 퍼트는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간 반면 싱의 짧은 파퍼트는 그만 홀 왼쪽으로 흘렀다.

기세가 오른 우즈는 5개홀을 잇따라 버디를 낚는 상승세를 탔으나 싱은 손쉬운 파5홀에서도 보기를 저지르는 등 난조를 보인 끝에 1언더파 71타에 그쳐 역전승을 내줬다.

우즈는 9개홀 연속 1퍼트로 홀아웃하는가 하면 8∼18번홀까지 11개홀에서 단 12개의 퍼트만 기록하는 등 이날 23개의 퍼트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타이거 우즈 자선재단’ 기금 모금을 위해 마련된 이 대회에 호스트 자격으로 출전한 우즈는 우승상금 100만달러를 곧바로 재단 출연금으로 내놓았으며 “내가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벤트 대회를 포함,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96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하고 올시즌을 마감한 싱은 50만달러의 준우승 상금으로 서운함을 달랬다.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친 스콧 호크(미국)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를 차지했고 마크 오메라(미국),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4위에 올라 ‘40대 찬가’를 불렀다.<연합>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