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2015년 회계연도 145억 편성 24억원 못써
목적 불분명 사업 집행…긴급 상황 대응 한계

제주도가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상황에 사용해야 하는 예비비로 사업예산을 확보한 이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 예비비 편성 예측 시스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전문위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 회계연도 일반회계 예비비 예산액은 319억39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지출이 결정된 예비비는 비상품 감귤유통처리 및 시설 현대화 사업 등 모두 73건·145억5300만원으로, 지출이 결정된 예비비 가운데 120억9500만원(83.1%)은 지출했지만 나머지 24억5700만원(16.9%)은 집행 잔액으로 남았다. 

특히 예비비로 예산을 확보하고도 한푼도 쓰지 않은 사업은 비상품 유통지도 단속 등을 위한 감귤유통처리 및 시설현대화 사업 3000만원, 괭생이모자반 제거 사업을 위한 해양오염방제지원 1억원 등 모두 4개 사업·1억6700만원이다. 

게다가 2013년부터 소나무 재선충 방제 사업이 매년 추진, 사업량 등을 예측할 수 있어 본예산에 편성할 수 있음에도 예비비를 활용하는 것은 예비비의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초과지출'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해야 할 사항이란 게 제주도의회의 설명이다. 

이처럼 제주도가 예측 가능한 사업이나 감귤 비상품 유통지도 단속 등에 무분별하게 예비비를 사용하면서 자칫 태풍 등 대규모 자연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 복구 및 피해자 구호 활동을 위한 예비비가 모자란 상황을 배제할 수 없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계를 노출할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이외의 지출 또는 예산 초과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예비비로 인정되는 금액을 예산에 계상하고, 다음 연도에 지방의회 승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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